[밸런스 영의 건강 읽기] 면역력과 자가치유력, 잘 작동하나요
밸런스 영의 건강 읽기(3)
지난해 겨울 어느 날, 대학생인 아들이 감기에 심하게 걸려 열과 오한 증세를 보였다. 얼른 찬 물수건으로 이마와 열이 오른 몸을 식혀주었다.
그런데도 계속 견디기 힘들어하며 해열제를 찾는다. 잠깐 주춤했지만 우선 급한 불은 꺼야해 해열제 한 알과 고용량의 비타민C를 주며 이겨 내기를 바랐다. 이런 갑작스러운 신호에 어떻게 대응해야 내 몸이 건강할까?
비상사태-내 몸속 전투
감기에 걸려 내 몸이 열을 내는 이유는 감기 균의 침입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투를 치른다는 신호다. 신속하게 백혈구 부대를 모으고 전투를 하다 보니 열이 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감기에 걸리면 보통 때보다 체온이 올라간다.
그런데 무조건 해열제로 열을 내리려 한다면 용병을 이용해서 정규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꼴이 된다. 습관적으로 용병에 의존하게 되면 정규군은 전의를 상실하게 된다.
급기야는 아무리 용병을 투입해도 정규군인 자가치유군단과 면역방위군은 전투를 방치하는 사태에 이른다. 내 몸의 면역력과 자가치유력이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누구나 감기에 걸릴 수 있다
잘 준비된 정규군이면 웬만한 감기는 싸워 이길 수 있다. 적절한 휴식과 식사 그리고 고용량 비타민 C와 같은 보급품만으로도 초기 감기는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해열 진통제는 우리 몸의 치유가 아닌 면역반응 억제 기능을 수행하며 강제로 열을 내리게 한다. 그러면 몸이 치유된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뿐만 아니라 서서히 내 몸의 면역 기능을 망가뜨린다는 사실은 해열 진통제를 신중하게 복용 해야 할 이유이다.
질병- 인체 조절기능 장애
‘작은 우주’로 불리는 우리 몸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주 정교한 조절 기능을 가지고 있다. 혈압조절 기능, 혈액여과 기능, 혈당조절 기능, 혈구세포 조혈 기능, 혈액 내 독소중화 기능, 각종 호르몬분비 조절 기능, 호흡 기능, 소화 기능, 자율신경 기능, 교감 및 부교감 신경 조절 기능, 면역 기능 등 참으로 다양하다.
자가조절 기능이 적절하게 수행되려면 이들 기능을 관장하는 관련 조직들이 건강해야 한다. 이러한 기능들이 불균형을 이루는 것이 질병이고, 이 질병 상태가 만성화된 것이 퇴행성 질병이다.
예를 들어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로 인한 심혈관 질환들, 위염, 골다공증, 골관절염, 전립선염, 류마티즘 관절염, 갑상샘 질환, 아토피 습진, 그리고 여러 종류의 암 등 우리에게 익숙한 병들을 의미한다.
이런 퇴행성질병은 십수 년에서 수십 년 넘게 우리 삶 속에서 아주 조금씩 만들어진 ‘습관의 결과물’이다. 한때는 퇴행성 질병을 노인성 질병이라고 생각했다. 노인들에게만 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이런 병들이 30~40대에도 발병되는 비율이 점점 늘어가는 데 반해, 60대가 넘어도 이런 병들이 없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가는 것을 보면서 달력 나이가 주요인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퇴행성 질병은 말기에 가까울수록 현행 주류 치료 방법으로는 완치가 되지 않는다.
인체의 자가치유 기능
손상된 조직들이 정상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복구 또는 해독시키거나 자연사를 유도하는 기능이 ‘인체의 자가치유 기능’이다.
예를 들어 독감 바이러스로 인해 손상된 DNA나 세포내벽, 그리고 여러 기관을 단백질 효소 기동대를 투입해서 수리하고 다시 정상적인 세포 활동이 가능하게 복구시킨다.
만일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대식세포 특공대와 같은 청소 전문 백혈구 부대가 세포 분해 효소를 이용해서 말끔하게 청소한다. 그래야 종양세포로 변환될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하게 된다.
해독기능을 포함한 이러한 인체 자가치유 기능은 평상시 사람들이 잘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인체에 투여되는 모든 약품은 그 기능이 건재하다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약물투여에 신중해야 한다.
인체의 면역기능
침투하는 각종 병원균을 적발하여 적절한 공격을 가하고 인체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한 백혈구 부대를 만들고 훈련하는 기능이다. 이들 면역부대의 백혈구들은 병원균이 만든 단백질과 인체 내에서 만들어진 단백질을 구분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적군이라는 것이 확인되면 직접 죽이거나 공격이 어려운 병원체에는 항체를 만들어 붙인다. 그러면 아군인 대식세포가 이를 식별하고 먹어 치운다. 인체는 각종 병원균을 공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과 방법을 평생 기억하는 능력이 있는데 이를 ‘백혈구의 면역기능’이라고 한다.
만성 간염을 예로 들면 세포 손상을 복구하는 면역기능보다 손상시키는 적군의 바이러스가 강력하여 전투가 장기화한다. 그러면 만성적으로 손상된 간 조직들 사이로 섬유모세포라고 하는 땜질용 세포가 쌓여가며 질긴 섬유조직으로 변해간다.
급기야는 제대로 기능을 해 주어야 할 말랑한 간세포는 점점 없어지고 딱딱한 세포가 되는 ‘간경화’가 되는 것이다.
간뿐만 아니라 위장관, 비강인두, 호흡기, 기관지, 요로 등 내관을 덮고 있는 상피세포들도 다양한 병원균이나 유해물질로 인하여 끊임없이 손상되는 부분이다.
이곳들은 인체의 외부와 내부로 나누어지는 최전방 지역들이기에 감염을 비롯한 외부 병원체와의 끊임없는 대치로 매우 민감한 기관들이다.
[밸런스 영의 건강습관 TIP]

만성 알레르기 비염(Hay Fever)치료기
나는 20년 넘게 알레르기 비염으로 고생했다. 처음에는 꽃가루에만 민감하더니 뉴질랜드에 와서는 카펫의 먼지진드기, 우유, 밀가루 음식, 새우 등 특정 음식물에 점점 더 심하게 반응했고 차츰 눈까지 가렵기 시작했다.
자고 일어나면 끊임없이 흐르는 맑은 콧물을 닦아 내느라 쌓인 티슈가 수북했다. 좋아하는 골프도 하기 어려웠다.
알레르기 초기 한국 이비인후과에서 항히스타민제를 처방받으며 의사에게 들었던 얘기가 아직도 생생하다.
“이 병은 약으로 관리하면서 평생 조심하며 사셔야 해요.”
정말 그런 줄로만 알았다. 내 삶의 질이 평생 이래야 한다니 우울했다. 공부하면서 논문 등 자료들을 들쳐 보았다. 근본적인 해결 방법을 찾고 싶었다.
약 3년 전 그 근본적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았고, 시도했고, 성공했다. 100% 완치는 아니고 현재 약 90% 완치라고 판단된다. 한동안 아무거나 마구 먹어대면 여지없이 내 몸이 경고 신호를 보내온다.
같은 증상이라도 개인의 선천적 후천적 체질 신체조건 등에 따라 결과는 다를 수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므로 알레르기가 있으신 분은 아래 방법을 참고해 꼭 식이요법 관련 전문가와 상담을 권한다.
근본 치료 방법
모든 알러젠(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병원체)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다.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스테이크, 닭가슴살 등 모두 단백질 덩어리들이다. 나는 증상을 잠시 감추기 위해 항히스타민제를 비강에 뿌리는 대신에 근본 치료를 위해서 ‘식단조절’을 선택했다.
단백질 덩어리인 고기나 생선, 계란, 우유, 치즈 등을 끊고 현미, 야채 샐러드, 과일 위주의 식단을 선택했다.
내 몸이 보내는 경고는 단백질은 이제 과도하니 균형 잡힌 영양소들이 필요하다는 신호였다. 약 일주일 스무 끼니 정도 지나자 내 몸이 기분 좋은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코를 틀어막거나 시도 때도 없이 줄줄 흘려보내던 히스타민 방어체계를 철수시키고 전시체계에서 휴전을 선택한 것이다. 세상이 달라 보였다.
단백질 총량의 법칙
보통 사람들은 이런 단백질에 과민반응하지 않는다. 그런데 알레르기 비염으로 진단받은 내 몸의 면역체계는 어느 순간부터 단백질로 구성된 물체가 들어오면 예민하게 반응하고 적으로 인식하며, 히스타민 성분의 약간 진득한 분비물을 뿌려대며 방어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우리가 평생 섭취할 수 있는 단백질의 총량은 비슷하게 정해져 있다는 생각도 든다.
예를 들어 하루에 100그램씩 날마다 단백질을 100년 동안 섭취하면 365만 그램, 약 3.6t을 먹게 된다.
그런데 이 단백질 또는 지방질을 인생 초·중반에 몰아서 먹어 버리면 허용된 총량의 반도 채우지 못하고 몸이 보내는 경고를 받게 된다. 비만, 당뇨, 고혈압 등.
더 심각한 것은 이 경고가 누적되면 계속 뛰고 싶어도 인생이란 그라운드에서 퇴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차피 총량은 정해져 있고 적절한 건강 법칙을 지켜가면서 100세까지 일주일에 한 번씩 맛있는 뉴질랜드 스테이크를 즐기는 게 어떨까?
◼나누고 싶은 건강 노하우가 있으시면 연락 바랍니다. 함께 만들어 가는 칼럼이 되면 좋겠습니다.
김영철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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