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으셨어요?

백신 맞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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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 영의 건강 읽기(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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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을 넘긴 환자분들이 요즘 들어 내게 부쩍 묻는다.

“선생님은 백신 맞았나요?”

“음..., 아직요.”

“네..., 백신을 맞아야 되나 말아야 되나 싶어서요.”


무작정 스스로의 면역력을 잘 유지하시라고 말하기에는 지금의 코로나19 팬데믹이 그리 만만하지 않은 듯하다. 또한 한국이나 다른 나라를 가야 한다면 백신접종은 선택이 아닌 필수일 듯.


최근에 읽은 세계적 독성학자 정진호 교수의 [위대하고 위험한 약 이야기] 속 백신에 관한 단편들을 조명해본다. 바이러스와 백신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면 판단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19세기 천연두, 21세기 뉴욕 한복판에 

2011년, 뉴욕 퀸스 카운티의 한 공사장에서 굴착기 기사가 화려하게 장식된 금속 상자를 발견했다. 그 상자는 다름 아닌 관이었다. 법의학자 스콧 워너시(Scott Wannasch)는 조심스레 관을 열어보았다. 


관 속에는 잠옷과 양말을 갖춰 입은 흑인 여성의 시신이 썩지 않고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이 여성은 19세기 중반 노예제도가 있었던 당시의 사람으로 보였다. 그런 시대에 흑인 여성을 화려한 관 속에 넣다니 의아한 일이었다.


시신을 자세히 살피던 워너시 박사와 검시관들은 갑자기 뒷걸음질을 쳤다. 죽은 여성의 얼굴에 천연두 환자에게서 흔히 보이는 흉터가 남아 있었던 것이다. 


검시관들은 당시 사람들이 천연두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그 여성을 방부 처리해 고가품의 관 속에 넣어 밀봉했음을 알아챘다. 공사장은 즉시 생물학적 위험지역으로 선포되었다.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고 여겨진 천연두 바이러스가 시체 속에서 얼마나 생존할 수 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천연두 백신도 없는 지금의 상황에서 시체 속에 잠복한 천연두 바이러스가 좀비처럼 다시 모습을 드러낼 경우 뉴욕시 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가 지금의 코로나 팬데믹처럼 대재앙을 가져올지도 모를 일이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시체를 실험실로 가지고 가 분석한 결과 다행히 ‘전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결론이 나왔다. <네이처>에 소개된 21세기 천연두와 관련된 에피소드였다.


천연두 바이러스(Smallpox 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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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두는 천연두 바이러스로 감염된다. 인류에 가장 치명적인 질병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하며 천연두에 걸린 사람 가운데 30%가 사망했다. 


천연두에 걸리면 열이 나고, 피부에 물집과 고름이 생기며 한번 걸리면 얼굴에 곰보 자국이 남는다. (어릴 적, 동네에서 얼굴에 천연두 곰보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는 어른들을 종종 보았던 기억이 난다.)


천연두는 기원전 1만 년 아프리카 북동부에서 농업이 정착된 시대부터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기원전 1157년에 젊은 나이로 사망한 이집트 람세스 5세 미라가 천연두의 얼굴 흉터를 보여주는 가장 오래된 미라라 하겠다. 천연두는 기원전 1세기경 이집트에서 인도와 유럽으로 전파되었으며, 실크로드가 열리면서 중국에까지 퍼져나갔다.


천연두는 문명의 성패를 좌우하기도 했다. 그리스 역사학자 투키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 천연두가 아테네를 휩쓸어 스파르타와의 전쟁에서 아테네가 질 수밖에 없었다고 썼다. 


또한 유럽인들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천연두 덕에 아즈텍, 마야, 잉카 제국을 쉽게 정복할 수 있었다. 아즈텍 전사들은 자신들의 동료는 병으로 죽어 나가는데 스페인 군인들은 까딱없는 것을 보고 자신들이 믿는 자연신보다 서양의 기독교신이 훨씬 강력해서 그렇다고 믿으며 전의를 상실했다. 


이미 천연두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몸속에 면역이 생긴 스페인 군인들과 달리 천연두 바이러스를 처음 접한 아즈텍 사람들에게 이 바이러스는 재앙 그 자체였다. 천연두가 유행한 뒤, 아즈텍 사람 2,500만 명 중 500만~800만 명이 사망했고 아즈텍 문명은 2년 만에 몰락하고 말았다.


바이러스로 바이러스를 막다, 천연두 백신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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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두 백신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약으로 뽑힌다. 그렇지만 완전한 천연두 백신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10세기 중국에서는 천연두 환자의 고름을 분말로 만들어 건강한 사람의 코나 피부에 발라 천연두를 예방하는 원시적인 민간요법이 행해졌다. 


1549년 명나라 의사 만전은 <두진심법>에 최초로 천연두 접종법을 기록으로 남겼는데, 이 접종법은 17세기 후반 페르시아와 터키, 아프리카에서 민간요법으로 쓰이기도 했다.


18세기 영국 귀족인 메리 몬테규(Mary Montagu) 부인은 오스만제국 대사로 부임한 남편을 따라 터키에 잠시 머물렀다. 그때 보게 된 천연두 접종법을 그녀의 책 <보스포러스 해협의 삶>에 소개한 글이 유명하다.


‘.... 한 노파는 천연두 환자의 상처에서 뽑아낸 고름을 호두 껍데기와 주삿바늘에 담아서 감염되지 않은 사람의 피부를 긁거나 혈관 부위에 상처를 내서 접종시켰다. 상처 부위에는 작은 딱지가 생겼고 처음 2, 3일 동안은 열이 나지만 8일이 지나면 완전히 몸이 회복되었다. 


이 방법은 미신은 아닌 것 같다. 매년 수천 명이 이런 접종을 받기도 하고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 아들에게도 접종해 보려 한다. 이런 놀라운 방법을 영국에 소개해서 많은 사람을 살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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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으로 돌아온 그녀는 이 접종법을 전파하기 위해 애썼지만, 의사들은 그 방법이 검증되지 않은 동양의 민간요법이며 위험하다는 이유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천연두가 영국을 덮쳤을 때 그녀는 딸에게 고름을 접종했고, 딸이 바로 회복되자 이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렸다.


1721년 몬테규 부인은 인체 실험을 통해 인두 접종의 효과를 확인해 보자고 제안했다. 7명의 사형수에게 인두를 접종시킨 다음 이들이 살아난다면 석방시켜주는 조건을 내걸었다. 실험 결과, 사형수 모두 1~2주 내에 회복되었다. 이 운 좋은 사형수들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았을뿐더러 자유의 몸이 되었다.


인두 접종법이 안전함을 확인한 몬테규 부인은 영국 왕실을 설득해 공주의 두 딸에게 인두를 접종했고 딸들은 천연두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 소식은 유럽은 물론 식민지였던 미국에까지 퍼졌고, 미국에서는 1721년에 처음으로 인두 접종법이 도입되었다.


21세기 바이러스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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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천연두 바이러스가 사라진 뒤, 세계보건기구(WHO)는 1993년을 끝으로 세계 모든 연구소에 남아 있던 천연두 바이러스 물질을 폐기하고 미국 질병예방센터(CDC)와 러시아 벡터(VECTOR)연구소, 두 곳에만 보관하도록 했다. 


그러나 천연두 바이러스가 이 두 장소에만 존재할 것이라고 믿는 과학자들은 거의 없다. 천연두 바이러스는 저온에서도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실험실 냉동고에 숨어서 잠자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그 이후로도 새로운 바이러스가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2014년 서아프리카를 휩쓸고 간 치사율 90%의 에볼라 바이러스, 이에 맞서기 위한 백신은 1년 뒤에야 만들어졌다. 


2015년 여름 한국을 공포에 몰아넣은 메르스 바이러스는 다행히 진정은 됐지만, 현재까지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2016년 남미와 카리브해를 휩쓴 지카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도 아직 없다.


그리고 지금 알파, 베타, 감마, 델타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코로나 변종 바이러스가 지구촌을 휩쓸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COVID-19)는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발견되고, 현재까지 1년 6개월 동안 인류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고 언제 종식될지도 미지수이다.



[밸런스 영의 건강 팁]


이제 백신접종,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혼자 외딴 섬에 살며 면역력이 강하다면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도시에 살면서 만에 하나 감염되어 양성반응이 나오고 이로 인해 다른 사람을 감염 시킨다면 그때는 돌이킬 수 없다.

현재로서는, 바이러스로 바이러스를 이기는 방법 말고는 마땅한 대안이 없어 보인다.



◼ 나누고 싶은 건강 노하우가 있으시면 연락 바랍니다. 함께 만들어 가는 칼럼이 되면 좋겠습니다.


김영철 한의사

027 630 4320  ㅣ  tcmykim1218@gmail.com

Balance Young Clinic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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