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 더블로 가!’, 타짜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묻고 더블로 가!’, 타짜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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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임수의 열린 상담이야기(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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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Meme: 유행어, 행동 등을 모방하여 만든 사진이나 동영상)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는가? 이 단어를 아신다면 요즘 젊은 세대의 놀이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시라고 생각한다. 


수년 전 한국에서 큰 히트를 친 영화 ‘타짜’에 등장한 이 대사, ‘묻고 더블로 가!’

이 대사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뒤늦게 큰 인기를 끌면서 각종 패러디 밈(meme)의 봇물이 터졌다.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해당 배우는 이 대사를 활용한 각종 광고 섭외가 줄을 이루었다고 한다. 


영화의 제목과 대사에서 짐작하시겠지만, 이 영화는 전문 도박꾼(타짜)들의 도박(Gambling) 이야기이다. 오락 영화 흥행 공식 중 하나가 도박을 둘러싼 주인공 간의 승부라고 한다. 


조폭 영화가 폭력을 미화한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듯이, 도박 영화도 도박중독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이를 대범한 상남자들의 멋진 승부로 포장한다는 비난을 피할 도리가 없다. 그렇다고 영화라는 가상의 세계에서 대리만족을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현대인들의 욕구에 충실히 부응하여 만든 오락 영화를 무조건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 속 대사 한 구절이 의미하는 바는 상당히 크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 현대인들의 일상 안에 도박이 깊숙하게 침투해 있으며 우리 공동체 구성원들도 도박중독의 굴레에서 큰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도박중독은 윤리의 문제로 재단하지 말자. 

중증의 도박중독은 엄연한 정신병의 하나이다. 행동중독의 하나인 도박중독(Gambling disorder)은 뇌에서 도파민의 분출이 조건화되어 자신이 스스로 그 충동과 욕구(urges & cravings)를 조절하지 못하는 병이다. 


따라서 도박중독의 문제를 무조건 개인의 의지박약, 혹은 도덕적 흠결로 비난하는 것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뇌에서 도파민에 반응하는 수용체가(receptor ) 부족한 경우, 보다 더 많은 자극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더 큰 자극을 원하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도박장의 실내를 설계하는 전문가들은 도박하는 사람들의 도파민이 마구 분출되도록 각종 조명, 음향, 분위기를 최적(?)으로 세팅을 한다. 그들이 도박에 빠지면 그 순간 세상의 고민을 모두 잊어버리고 빠져들게 말이다. 


흥미로운 것은 도박장 안에서도 독특한 인간관계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도박장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같은 정서적, 심리적 동화과정을 겪으며 진한 동지애를 가지게 된다고 한다. 서로 서로가 도박의 손실을 진심으로 걱정하며 챙겨주며 서로에게 친밀함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도박에 빠져들어도, 잠시 현실을 잊는다고 해도 냉혹한 현실의 세계에서 완전히 도피할 수는 없다. 도박장을 나서서 집으로 돌아오면 당장 내 계좌에서 상상할 수도 없는 거액이 빠져나가 있음을 알고는 절망한다. 


온통 도박 생각에 빠져 학교, 직장 생활, 인간관계가 순탄하게 진행될 리 만무하다. 점점 고립되는 자신을 발견하고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져 간다. 그간 잃었던 돈을 회복하기 위해 이번 딱 한 번만 ‘묻고 더블로 가!’하고 손을 깨끗이 씻겠다고 다짐을 한다. 


‘묻고 더블로 가!’ 추격 도박(Chasing gambling)의 위험성

그렇다면, 가벼운 오락으로 생각하여 시작한 도박이 점점 심각해져 문제도박(problem gambling)으로 발전하는 징후는 어떤 것이 있을까?


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금액으로 도박을 한다. 

- 잃어버린 돈을 회복하기 위해 도박장을 찾는다.

- 자신의 도박 사실을 주변에게 숨기고 거짓말을 한다. 

- 도박하기 위해 돈을 빌리거나 물건을 내다 판다. 

- 도박으로 인해 자신과 가족들에게 재정문제를 일으켰다. 

- 도박으로 인해 자신의 건강 문제(스트레스, 불안 증세)가 생겼다. 

도박으로 인해 학업, 업무 성취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위 징후에 단 하나라도 해당 사항이 있다면 자신에게 빨간불이 켜졌음을 인식하고 전문가에 도움을 청하여야 한다. 


‘도박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죠?”

내가 첫 번째 상담에서 내담자에게 건네는 위로의 말이다. 많은 분들이 짐짓 놀라거나 어리둥절하시지만, 도박중독의 수렁에 빠진 분들은 이내 가슴으로 받아들인다. ‘네 맞아요. 제가 너무 힘들어요.’ ‘이곳까지 용기를 내서 오셨으니 절반의 성공을 하신 것입니다.’ ‘이제 이리저리 숨기거나 거짓말을 하지 않으셔도 되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이렇게 상담 과정에서 자신의 심리적, 정서적 어려움을 충분히 돌본 후 가족과 친지에 자신의 도박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게 된다.   


단도박의 의지를 마음속에 다졌던 분들이 한 번씩 다시 재발(relapse)을 하여 도박을 하게 되면 자신에게 절망하며 모든 것을 포기하려고 한다. 


물론, 도박을 끊는 것이 중요한 목표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이는 자연스러운 도박의 해악을 최소화하는 관리의 과정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현대의 도박중독 상담의 목표는 ‘단도박(도박을 끊는다)’을 넘어서 도박의 해악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20대에 도박에 깊숙이 빠졌지만, 그 이후 40년간 단도박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60대에 이르러 단 몇 차례의 도박으로 전 재산을 날릴 수도 있는 것이 도박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가상의 예가 아니고 실제로 일어나는 사례이다. 이 경우 40년간 도박행위를 끊었다는 성공이 무슨 의미를 가질까? 


40년이 아니고 50년, 60년이 지나도 언제라도 도박의 충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에 대비하였다면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기에 무엇보다도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안전대책(Safety Plan)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안전대책에는 자신과 가족, 친지, 친구들이 함께 참여하여 비상시(도박 충동으로 실제 도박행위가 발생하였을 때) 대처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도박으로 큰 피해를 보았는데 여전히 도박 충동을 참지 못하고 계속 도박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저는 희망이 없습니다.”

“아닙니다. 지금 오셨으니 더 큰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오신 것이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결정이 되었기를 진정으로 바랍니다.” 

** 도박 관련 상담은 아시안패밀리서비스 0800 862 342(한국어 내선 2번)으로 전화 주십시오.  


**8월 30일부터 9월 5일까지 한 주간은 뉴질랜드 도박의 해악 인식주간(Gambling Harm Awareness Week)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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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패밀리서비스에서는 온라인 설문에 참가하시는 분 중에 추첨을 통하여 각종 경품을 드립니다. 아래 링크에 많은 참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설문 참여하러 가기-> https://www.surveymonkey.com/r/875P3J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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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임수_아시안패밀리서비스 심리상담사   

전화번호: 0800 862 342 / 09 951 3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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