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치료’ 맥락을 제대로 안다면...

‘침 치료’ 맥락을 제대로 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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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 영의 건강 읽기(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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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절대적으로 믿는 한 남자가 있었다. 요즘 들어 몸이 좋지 않은지 얼굴색이 말이 아니었다. 주변 사람들은 보약이라도 한 재 지어 먹는 게 어떠냐고 조언했다. 그럴 때마다 그는 정색하며 ‘그런 건(한의학) 절대 믿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음식을 먹다가 체한 그는 급하게 손가락을 ‘땄다’. 할머니가 늘 그렇게 해줬다면서. 이 이야기를 듣고는 뭐 그런 사람이 다 있냐고 웃다가 문득 깨달았다. ‘믿음과 실천 사이’에 흔한 괴리가 아닌가 라는. 


아직도 적지 않은 사람들은 현대과학이나 현대의학이 아니면 절대로 믿지 않는다. 그럼에도 체하면 버젓이 손가락을 따고 있다. 한 번쯤 이것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물을 법도 한데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맥락(脈絡)을 짚으라’는 말도 그렇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이지만 ‘경락(經絡) 용어’라는 사실을 잘 모른다. 너무나 일상적이지만 동시에 무관심과 무지로 점철된 것, 그것이 경락이다. 


그래서 아이러니하다. 아는 바가 거의 없는 치료법이 현실에선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으니 말이다.


대표적인 경락 치료법이 바로 침술(Acupuncture)이다. 그런데 어떻게 치료가 되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궁금해서 물어봐도 도통 알아들을 수 없는 말만 한다.  


‘왜? 의사, 한의사의 설명은 늘 그렇게 어려워야만 하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혈(穴) 자리’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무지막지하게 시작된 연구팀 (감이당 혈자리 세미나팀)은 3년 동안 치열하게 연구하고 토론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구했다. 그런 그들이 마침내 재야의 고수(?)가 되어 만든 책이 <혈자리 서당>이고 이 책의 서문으로 칼럼을 시작했다.


이 서문에는 또한 ‘혈자리를 공부한다는 것은 경락을 만든 그 시대 사람들의 시선으로 몸과 세계를 보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어려운 한의 치료법을 알기 쉽게 풀어냈다. 그러면서도 그 수준은 한의 전문가들이 봐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마치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어른이 동화’ 같다. 그들의 수고가 고스란히 묻어있는 이야기를 통해 ‘나를 고치는 침의 원리’에 빠져보자. 한의학이 이렇게 ‘포근한 치유의 길’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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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락 혈자리 오수혈 

경락은 몸 전체를 감싸고 있는 무형의 통로다. 이 통로로 기혈(氣血), 음양(陰陽), 오행(五行)의 정보들이 흘러 다닌다. 오장육부(五臟六腑) 뿐만 아니라 몸 전체를 하나로 연결하고 움직이게 하는 것도 경락이다. 


한마디로 경락이 몸의 중심이자 부분들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토대라는 것이다.


우리 몸에는 일 년의 열두 달과 상응하는 12개의 경맥이 있고, 이 경맥의 마디마디에는 기가 모여 있는 구멍인 혈자리가 있다. 혈자리는 1년의 날수와 상응하여 365개이다. 


그 각각의 혈자리에는 고유의 이름이 있다. 우리들 이름이 그렇듯이 그 혈자리 이름들 또한 모두 그 나름의 의미가 담겨있다.


각 경맥마다에는 오행(목화토금수)을 대표하는 혈자리들이 있다. 이를 ‘오수혈五輸穴’ 이라고 한다.  오수혈은 사계절과 날씨에 따라 기운이 들고나는 통로로서 혈자리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진단에 따라 다르지만 한의사들이 손에서 팔꿈치 그리고 발에서 무릎 사이에 침을 놓을 경우 많이 이용하는 혈자리다) 오수혈은 12 경락에 각 5개씩 총 60개의 혈자리가 있다.


호흡, 하늘의 기운

우리는 세 가지 기운(氣運)으로 살아간다.  하늘(天)과 땅(地)과 사람(人); 원방각. 하늘의 기운은 호흡(呼吸)으로, 땅의 기운은 음식물로, 사람의 기운은 살을 부대끼며 지지고 볶는 과정으로부터 얻는다. 여기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몸의 기운이 빠지고, 삐쩍 마르고, 심지어는 우울해지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건 단연 호흡이다. 1분만 숨을 참아도 몸에서 이상 현상들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호흡이 기본 중의 기본인 것. 호흡에 따라 삶의 질이 좌우되고 세상 모든 수련의 초식이 호흡인 이유도 이것이다.


그럼 호흡은 어떤 원리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일까? 우리 몸에서 호흡은 폐(肺)가 주관하고 신(腎)이 돕는다. 폐가 호흡한다는 건 알겠지만, 신장(腎臟)이 호흡에 관여한다는 것은 좀 낯설다. 이 원리를 이해하려면 음양, 기혈, 오장과 오행의 관계를 좀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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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방각 (천지인): 오징어 게임의 세모, 네모, 동그라미를 연상시키네요] 


호흡 원리, 음양 기혈 오장 오행의 관계

먼저 음과 양. 음은 유형이고 무거워서 아래로 내려가는 기운이다. 반대로 양은 무형이고 가벼워서 위로 올라가는 기운이다. 그럼 기와 혈은? 공기와 물로 생각해 보면 쉽다. 


공기는 가벼워서 위로 올라가고 물은 무거워서 아래로 내려간다. 그래서 기는 양이고 혈은 음이다. 양기와 음혈.


다음은 오장과 오행이다. 오장은 우리 몸의 간심비폐신을 말한다. 각각은 목화토금수의 오행과 연결되어 있다. 폐는 호흡으로 기를 받아들이고, 신은 그 기를 저장한다. 호흡은 음의 기운인 폐와 신의 공동작업에 의해 이루어진다. 무거운 금수의 기운이 횡격막을 밑으로 잡아당겼다 놓으면서 호흡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호흡을 조율하는 그 ‘무언가’의 정체는 음기이다. 위로 올라가려는 성질이 강한 양기를 금수의 기운이 몸속 깊은 곳으로 끌고 가는 것, 그것이 호흡이다.


이 호흡을 통해 폐는 몸의 기를 관리하고 신은 몸의 보배인 정을 만든다. 그런데 이 호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일단 몸의 근본이 되는 정과 기(정기精氣)가 부족해진다. 


몸이 제대로 힘을 쓸 수 없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혈액순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양기가 밑으로 내려가서 음혈을 끌고 올라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상태가 오래되면 양기는 위에 떠 있고 음혈은 아래에 고여 있게 된다. 그러면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가쁘고 잠을 자도 몸이 천근만근이다. 


거기다 피부까지 거칠어지고 푸석푸석해진다. 피부는 폐가 관리하고, 피부의 촉촉함은 신(腎)의 수(水) 기운에서 얻기 때문이다.


이 호흡을 방해하는 것은 바로 열(熱)이다. 한증막에 들어가면 숨쉬기 어려운 것을 떠올리면 된다. 양기인 열이 깊은 호흡을 방해하는 것이다. 같은 원리로 폐나 신의 기운이 약하고 몸에 열이 오르면 호흡은 코끝이나 입에서 머문다. 이 증세가 바로 ‘천식(喘息)’이다.


(다음 편에서는 ‘천식’이 심했던 체 게바라가 만약 침 치료를 받는다면 ‘어떤 혈자리’를 쓰고 ‘어떤 변화’가 생길 수 있을까.로 이어진다.)

  


◼ 나누고 싶은 건강 노하우가 있으시면 연락 바랍니다. 함께 만들어 가는 칼럼이 되면 좋겠습니다.


김영철 한의사

027 630 4320  ㅣ  tcmykim1218@gmail.com

Balance Young Clinic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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