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오래 당신을 사랑할까요

얼마나 오래 당신을 사랑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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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규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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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아름다운 그대들 기현이 소영이에게. 


씬#1 

혹한의 추위 속 철길 한가운데 덩치 큰 개 두 마리가 나란히 엎드려 있다. 한순간 거대한 열차가 질주한다.

거센 바람이 휘몰아치는 우크라이나의 어느 철길, 길게 뻗은 검은 철로 위를 꼬리를 길게 늘인 화물열차가 지나간다. 


개 두 마리가 웅크리고 있다. 한 마리는 못 움직이며 다른 녀석이 보호하고 있는 것 같다. 운전사가 철로에 누워있는 개들을 발견하고 구조 요청을 보낸다. 


개들은 열차가 질주하던 며칠 동안을 죽음과 싸우며 버텨냈고 서로의 몸을 붙여 체온을 유지한 채 기적적으로 생명을 지켜내고 있다.


자원봉사 마크를 단 차량이 경적을 울리며 개들을 구하려고 현장에 도착한다. 자원봉사 남녀 두 명이 개들에게 접근한다. 철로에 엎드려 있는 개를 끌어 내려 하자 으르렁대며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곁에 있는 개 때문에 상당한 곤욕을 치른다.


와중에 열차 한 대가 개들을 향해 질주한다. 구조대는 철길 밖으로 물러선다. 열차가 지나갈 때 수컷이 암컷의 머리를 바닥으로 눌러 몸을 납작하게 만든다. 열차 아래와 철로 사이 좁은 공간에서 열차가 지나갈 동안 꼼짝 않고 버틴다. 눈보라가 날린다.


열차가 지나간 후 구조대는 다시 개들에게 접근한다. 곁에 있는 개가 쓰러져있는 개를 보호하기 위해 구조대의 접근을 필사적으로 저항하며 짖어 댄다. 어렵게 철길에서 구조해 개 둘을 나란히 눕혀 동물병원으로 이송시킨다.


열려있는 대문을 함께 나와 매서운 혹한과 굶주림, 질주하는 열차를 피해 기적처럼 생명을 지켜낸 개들은 빠르게 건강을 회복했다. 상처 입고 쓰러진 암캐 루시와 목숨을 걸고 곁을 지켰던 수캐 팬디는 부부임이 밝혀졌다.


씬#2

이탈리아의 한적한 시골 마을 ‘피아첸차’에 살고있는 81세된 ‘스테파노 보치니’ 할아버지의 아내 ‘칼라 사치’는 노환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 보치니 할아버지는 코로나19 때문에 아내를 면회할 수가 없다.


보치니는 아내를 만날 수 없게 되자 그녀가 입원한 병실에서 아코디언을 연주해 아내에게 작은 위안을 주고 싶었다. 보치니는 병원장을 찾아가 간곡하게 호소한다. 


“칼라 사치가 좋아하는 몇 곡의 노래를 사치 곁에서 연주해줄 수 있도록 허락해 주세요. 사치 곁에서 연주할 수 없다면 사치의 병실 창문 아래에서라도 허락해 주세요. 아내는 내가 아코디언 연주하는 걸 정말 좋아하거든요. 내가 아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오직 그것뿐이예요.”


보치니 할아버지가 아내가 입원한 병실 밖 창문 아래에서 <오, 저 산 위에>를 아코디언으로 연주한다. 아내는 휠체어에 앉은 체 아코디언 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는다. 


보치니 할아버지는 몇 곡의 연주를 마친 뒤 창문 뒤에서 지켜보던 아내에게 손 키스를 날린다. 며칠 후 칼라 사치는 하늘나라로 떠났다. 


씬#3

천장 높이 매달린 결혼식장의 오색불빛 등이 찬란하다. 언제나 그렇게 늠름하고 싱싱할 것 같은 신랑이 성큼성큼 걸어 들어와 하객들 앞에 선다.


순백의 웨딩드레스가 눈부신, 입가에 조용한 미소를 띤 파릇한 신부가 가슴에 꽃 한 묶음 안고 물결치듯 가벼운 발걸음을 앞으로 내딛는다. 


신랑이 신부에게 다가가 신부의 손을 영원히 놓지 않을 듯 맞잡는다. 사랑을 맹세한 그들을 보며 사람들은 축복의 눈빛과 미소를 머금는다. 꿈길을 흘러가듯 감미로운 음악이 흐른다.


“난 얼마나 오래 당신을 사랑할까요? 당신 위에 별들이 빛날 동안, 그리고 할 수 있다면 더 오래동안...

내가 얼마나 오래 당신을 필요할까요? 계절이 돌고 돌아야 하는 동안, 당신이 필요할 거예요. 

난 얼마나 오래 당신과 함께할까요? 바다가 모래를 적시지 않는 날까지, 당신과 함께 할게요. 

난 얼마나 오래 당신을 원할까요? 당신도 나를 원하는 동안, 그리고 그보다 훨씬 더 오래동안. 

난 얼마나 오래 당신을 안을까요? 당신의 아버지가 말했던 만큼 당신이 가능한 한, 오래동안. 

난 얼마나 오래 당신에게 줄 수 있을까요? 내가 당신을 통해 삶을 사는 동안, 당신이 나의 곁에 오래 머무르지 않을지라도. 

난 얼마나 오래 당신을 사랑할까요? 당신을 위해 별들이 빛나는 동안, 그리고 된다면 그보다 더 오래 당신을 사랑할거예요. 

난 얼마나 오래 당신을 사랑할까요? 당신 위에 별들이 빛나는 동안 ㅡ”           


<You complete me. I am not what I am without you (너는 나를 완성시켜. 너 없인 나는 내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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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규(오클랜드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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