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갑을 떠는 인간들

육갑을 떠는 인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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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규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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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말하는 진보정권이 밀려나고 보수정권이 들어선 올해 대한민국은 천지개벽을 할 것 같다는 착각이 든다.

전 정권에서 진행되던 정책 중 안 바뀌는 정책이 없고, 남아있는 고위공직자가 없고, 안 쫓겨나는 기관장이 없다. 


지난 정부에 기대 생존하던 인간들은 고하를 막론하고 하루아침에 찬 서리를 맞았다. 더불어 전 정권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가 꿈틀대고 있다. 배타적, 적대적인 양극화된 정치권력의 현상이 적나라하게 펼쳐지고 있는 거다.


사실 이런 상황이 이번에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정도가 더하냐 덜하냐 차이이지 정권이 바뀌면 파도처럼 밀려오는 현상이긴 하다. 


원래 정권이 바뀌면 정책이 바뀌고, 나라를 움직이는 모든 기관의 수장들은 남은 임기 여하에 관계없이 밀려나기 마련이다. 


이것이 패거리 정치의 특성이다. 정권의 이익을 위해 불문곡직 충성해줄 패거리들을 요소요소에 앉히겠다는 거야 어찌할 수 없는 일 아닌가.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지만, 마치 철천지원수처럼 못 잡아먹어서 으르렁대던 반대 정권이었다고 하드라도 입만 열면 나불대는 그들의 주 무기인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라면 계속 추진해야 할 정책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정책들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도 계속 필요할 거다.


그러나 우리 편 아니면 전문성이니 도덕성이니 무조건 무시하고 모조리 바꿔버려다. 동지 아니면 적이라는 완벽한 이분법의 정수를 국민들에게 가르치듯 보여주는 거다. 


그러다 보니 공무원들이 알아서 썩어가는 거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020년 북한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한 해수부 공무원에 대해 당시에는 북한으로 월북하려 했다고 발표했다. 


한데 최근에는 월북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번복했다. 전 정권의 대북정책과 현 정권의 대북정책이 다른 것에 대한 몸보신이다.


공무원들은 정권이 바뀌면 전 정권 시절 정책과 관련해 주장했던 사실들을 대부분 뒤집는다. 의심할 줄 모르고 정부의 발표를 믿는 선량한 백성들은 어떤 발표가 사실인지 거짓인지 알 도리가 없다. 그래서 공무원들을 종속과 굴종에 길들여진 썩은 해바라기들이라고 하는 거다.


그래 뭐, 그렇다 치자. 그런데 정권 내려놓은 전임 대통령 집을 찾아가서 원망과 저주의 굿판을 벌이는 인간들은 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아무리 상대가 미웠다고 해도 이제 모든 권력 다 내려놓고 시골 고향 집에 내려가서 개 키우고 고양이 키우며 농사나 짓겠다는 전임 대통령 집에 찾아가서 확성기를 통해 욕설 비방 쌍소리를 퍼붓고 육갑을 떠는 반대단체라는 인간들은 대체 어떤 인간성을 지니고 사는 걸까? 정말 더럽고 구린내 나는 인간쓰레기들 아닌가?


전임 대통령 부부는 물론 동네 사람들도 주야장천 입으로 총질하는 확성기 소리 때문에 불면과 환청에 시달리고 정신이상 증세를 보여 병원 치료를 받기도 한다는 거다. 


일반 국민들이 “이거 너무 심한 거 아니냐”며 현 대통령에게 좀 중지시켜 달라고 하소연을 했다. 그러자 현 대통령은 ‘집회 및 시위에 따른 법’대로하면 된다면서 법을 강조했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법치주의인가? 아니면 민주주의의 이상(理想)인가?


나름 진보성향이라는 동양대학교 전 교수였던 진중권이라는 인물이 있다. 자신은 진보라고 하지만 내가 느끼기엔 상황에 따라 진보이기도 하고 보수이기도 하다. 


그는 곧은 소리라면서 좌충우돌하는 성품이다. 그가 전임 대통령 집 앞에서 굿판 벌이는 인간들에 대해 독설을 퍼부었다.


“확성기를 틀어 놓고 육갑을 떠는 인간들도 쓰레기지만, 그걸 잘하는 짓이라고 거드는 인간들이 더 저질인데, 그 저질보다 더 악질은 그거 보고 말리기는커녕 너 좀 당해보라며 방조하는 인간들이다.”


정권이 바뀌면 저질들 악질들의 춤판이 신나게 벌어진다지만, 그보다 더 더럽고 저질인 인간들은 하루아침에 지지하는 정당을 바꾸고 나는 본디 당신들 편이었다고 굽실대며 눈알을 굴리면서 얍삽하게 살아가는 변절자들이다.


전 정권 시절에 자신의 개인 컴퓨터에 보라는 듯 찬양 일색을 늘어놓으며 지지자임을 떠벌리더니 정권이 바뀌자 언제 그랬냐는 듯 찬양 일색으로 도배돼 있는 개인 컴퓨터를 부랴부랴 지우는 기회주의자도 있다. 아무리 먹고 사는 것이 눈치보기라지만 육갑을 떠는 거다.


그런데, 고국 정치권에서는 전혀 관심도 없는 뉴질랜드 교민사회에도 이런 개인 컴퓨터 지우기에 바쁜 인간이 있다고 한다. 


고국 정치권에 관련 있는 듯 혼자 허풍을 떨고 깝죽대며 인생을 허구와 위선 속에 빠져 사는 거다. 진짜 육갑을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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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규(오클랜드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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