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자우환(識字憂患)

식자우환(識字憂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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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삶을 위하여(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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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철학자이자 작가인 베이컨이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시골의 면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사물의 이치 등을 알지 못하면 벽을 마주 보고 있는 것처럼 답답하기 때문에 그러한 답답한 상황을 벗어나려면 “배워서 알아야 한다.”는 뜻으로서, 논어에서 공자께서 백어에게 말씀하신 내용 중에 “사람이 주남과 소남을 배우지 않으면 마치 담장을 마주 보고 서 있는것과 같으니라.”라는 글에서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도 있는데 대한민국이 일제시대의 암흑기와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상태에서 70년 만에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데에는 국민들이 근면하게 노력하는 정신과 함께 세계 최고의 학구열로 만들어낸 배움의 성과라고 생각됩니다. 


식자우환은 한자로 알 식(識), 글자 자(字), 근심 우(憂), 근심 환(患)인데 “학식이 있는 것이 오히려 근심을 사게 된다.”는 뜻으로서 “아는 게 오히려 병이 될 수 있다.”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들은 식자우환이라는 말은 있지만, 혜자우환(慧字憂患)이라는 말은 들어보지 못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지식은 우환이 될 수도 있지만 지혜는 우환이 되는 것이 아니라 우환을 해결하는 방법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으로서 “지혜는 사물의 이치를 통찰하고 명확한 판단을 내리게 해줄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중국 북송 시대의 유명한 시인인 소동파가 북송 시대의 유명한 서예가로 초서와 해서에 능했다는 석창서에 대하여 썼다는 석창서취묵당시(石蒼舒醉墨堂詩)에 나오는 시입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글자를 알게 될 때부터 우환이 시작되니

이름자 대충 쓸 수 있게 되면 그만두어도 좋았을 것을

초서를 귀신처럼 빨리 쓴다 자랑하여 어디에다 쓰겠는가

책 펼치고 당황한 멀쩡한 사람들 시름겹게 할 뿐이로다.


이 시의 첫 구절인 인생식자우환시(人生識字憂患始)라는 글에서 “식자우환”이라는 말이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태어나서 글자를 배우면서 좋고 나쁨, 나에게 이익이 되는지 불리한지 등을 분별하는 식(識)이 생기면서 우환이 시작되었다고 본 것 같습니다. 


이 식을 “알음알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시비분별(是非分別)만을 좇는 것을 경계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수행을 할 때에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이 “알음알이”인데 몸으로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만 따지고 생각으로만 공부하는 것을 절대로 금하도록 하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속담이 있는데 서투르고 미숙하여 굿도 제대로 못 하는 무당이 사람을 치료해준다고 하다가 아픈 사람을 낫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병을 더 심하게 만든다는 이야기입니다. 


처럼 어설프게 대충 아는 얕은 지식으로 사람들을 속이고 자기 개인의 이익과 욕망을 성취하기 위해서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서글픈 생각과 함께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11편 “천생아재 필유용”에 쓴 것처럼 하늘이 우리를 이 세상에 보낸 것은 반드시 쓰임새가 있어서인데 나의 재능을 나와 이웃을 위하여 좋은 곳에 쓰지 못하고 공부한 것을 나쁜 곳에 악용하는 자들이 많이 있으니 참으로 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기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자부심과 자기가 잘났다고 생각하는 자만심은 비슷해 보이지만 큰 차이가 있습니다. 


나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사회에 공헌하려는, 남을 도우려는 겸손한 마음을 가진 ‘자부심’과 자기 자신을 자랑하고 뽐내려고만 하는 내가 제일이라는 교만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을 깔보는 나쁜 마음인 ‘자만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바로 어설프게 알고 있는 지식인으로서 ‘식자우환’이라는 중병 속에서 평생을 살다가 세상을 떠날 때에도 불만과 후회, 온갖 원망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입니다.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른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인생만사 새옹지마”라고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 우리네 인생살이입니다. 우리들이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다.”라고 하지만 사실 인간이 아는 것은 얼마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매일 밤하늘의 별과 태양을 보며 살아왔는데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르는 것처럼 그동안을 살아오다가 최근에서야 우주 세계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얼마 전에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으로 131억년 전 빛과 지구에서 약 3억 광년 정도 떨어진 은하세계를 선명한 컬러사진으로 촬영하여 그 웅장한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빅뱅에 의한 우주의 탄생과 기원을 연구하는데 한발짝 더 다가섰다고 합니다. 우주에서 최대로 큰 별의 크기는 무려 지름이 약 29억km로서 태양의 2,150배라고 합니다. 


이 넓고 넓은 우주의 세계에서 우리 지구는 아주 미미한 존재인데 지구에서도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점 하나로도 표시가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런 미미한 우리 인간들이 그동안 얼마나 잘난 것처럼 교만한 마음으로 살아오고 있지 않았는가 하는 반성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식자우환이 되지 않으려면 올바르게 제대로 된 공부를 하여야만 합니다. “벼가 익으면 숙인다.”고 합니다. 


낱알이 꽉 찬 황금색 벼는 고개를 숙이고 곡식으로서 인간과 동물에게 이로움을 주기위하여 넉넉한 마음으로 추수할 때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 벼가 완전히 익지도 않은 것은 초록색 모습으로 꼿꼿하게 교만한 자세로 서 있는 것입니다. 


흡사 어설프게 공부한 자들이 잘난체하는 모습처럼 말입니다. 정말로 공부를 완전하게 하신 성인들과 도인들은 공부한 티를 내지 않고서 산처럼, 물처럼 있는 모습 그대로 여여(如如)하게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식자우환으로 아는 것이 병이 되는 큰 이유가 또 있습니다. 어설프게 아는 사람들이 얕은 지식으로 꼭 이것저것을 따지기를 좋아하고 시비분별하며 살기 때문에 늘 몸과 마음이 불편하게 되고 온갖 병이 많이 걸리게 되는 것입니다. 


군대에서 제대 전에 의무참모인 육군 대령 한 분을 보게 되었는데, 이분은 위생 수칙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잘 지키시고 책상 서랍에는 몸에 좋다는 온갖 건강식품들을 잔뜩 넣어놓고서 수시로 드셨는데 위생 수칙을 적당히 지키고 건강식품도 드시지 않는 다른 참모 대령들보다 훨씬 건강 상태가 안 좋아서 맨날 병을 달고 골골하며 사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많이 배우지 못하고 부유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이 배우고 돈과 명예를 거머쥔 사람들보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한 평생을 즐겁게 천수를 누리면서 사는 것을 우리는 통계 자료에서 알 수 있습니다. 


권력을 많이 가지고 부귀와 명예를 누리며 큰 소리로 명령을 내리며 살던 왕과 군주들이 일반 농민과 서민들보다 더 많이 아픈 상태로 평생을 고생을 하며 살다가 더 일찍 젊은 나이에 죽는 것을 우리들은 역사 속에서 많이 보았습니다. 


이 세상에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데 큰 범죄, 나쁜 범죄들은 대부분이 많이 배운 사람들이 저지르는 범죄들입니다. 


많이 배우지 못하고 선량하게 묵묵하니 자기 일을 열심히 하며 사는 사람들은 죄를 짓는 방법도 잘 모르고 죄를 지으며 살아야 할 필요성도 못 느끼고 순박하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범죄율이 낮은데, 머리가 좋고 똑똑하고 많이 배운 자들이 “더 가지려는 욕심에 눈이 멀어서” 이 세상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irony)한 일로서 모순 속의 세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들은 후손들에게 올바르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하고 우리 자신들부터 모범을 보이며 살아야 하겠습니다. 


어설프게 배워서 시시비비 분별심만 내는 삶이 아니라 올바르게 깊이 잘 배워서 모든 것을 포용하고 이웃과 자연과 더불어 평화롭게 살아가는 지혜로운 삶을 살아간다면 인간의 평균수명인 120살까지 건강하고 즐겁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아는 것이 병이 아니라 아는 것이 진정한 힘이 되도록 하여서, 나와 이웃 모두에게 유익한 보탬이 되는 삶이 되도록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지혜로운 삶을 위하여’ 칼럼은 매월 셋 째주에 게재됩니다>


캐스터베이 삼소굴에서_원산(◯山) 홍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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