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로 ‘안정적인 삶’보다 더 ‘가치 있는 것’ 발견했어요”

“유튜브로 ‘안정적인 삶’보다 더 ‘가치 있는 것’ 발견했어요”

뉴질랜드타임즈 댓글 0 조회 2724 추천 10


인터뷰_김채영 유튜버


격투기 스포츠에 대한 시선 곱지 않아…선입견을 없애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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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영 대표는 “유튜브를 통해 격투기 스포츠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고 격투기 대중화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일반인들은 잘 모를 수 있지만, 종합 격투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격투기 전문 유튜브 채널인 ‘차도르(www.youtube.com/c/차도르)’를 들어 봤을 것이다. 현재 약 37만 명의 구독자를 두고 있는 이 채널을 제작 운영하는 한인 1.5세 김채영 대표를 만났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뉴질랜드 변호사 생활을 접고 유튜브 제작자로 변신한 계기가 궁금했다. 

“대학교 1학년이었던 2009년에 유튜브가 뉴질랜드에서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고 있었어요. 1세대 유튜브 스타들도 생기고 본격적으로 다양한 콘텐츠가 올라오기 시작한 시기였지요.” 채영은 고등학생 때부터 영상과 음악 등 미디어에 관심이 많아 재미삼아 유튜브 채널을 하나 개설하고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뚜렷한 목표 없이 단순한 취미 생활로 영상 제작을 시작했어요. 그때는 제 취미생활인 게임, 음악, 운동 등 장르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영상을 제작했어요.” 


채영은 그러던 중 격투기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아무 생각 없이 만들었던 ‘주짓수의 실전성’에 대한 영상이 이례적으로 수십만 뷰를 기록하게 되었고, 그는 그때부터 격투기를 주제로 전문 채널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떤 방법으로 격투기 전문 채널을 만들까 고민하고 수년간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는데 대중의 반응은 없었어요.” 


채영은 계속하여 시도와 실패 끝에 2017년 5월, 차도르 채널의 초기 형태인 ‘차분한 효도르’ 채널을 개설하게 된다. 채널을 개설하고 얼마 뒤 로펌에 입사하여 혼자서 채널 운영이 어려워지자 엔터테인먼트에 관심이 많은 고등학교 동창에게 연락해 채널을 함께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년 반이 지난 2019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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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짓수 도장에서 운동하는 중. 


격투기 대중화에 도움이 되고 싶어

많은 콘텐츠 분야 중에 특별히 격투기 콘텐츠를 다루는 이유가 궁금했다. 

“어렸을 때부터 경쟁이라는 개념에 매우 큰 매력을 느꼈어요. 같은 목표를 갖고 있는 두 사람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가르는 행동이 참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채영은 격투기 종목은 가장 원초적인 방법의 경쟁인 ‘전투’를 스포츠화시켰다고 생각한다. “주먹으로 안면과 복부를 타격하는 복싱, 발차기 위주로 빠르게 상대방을 가격하는 태권도, 맨몸 상태에서 상대방을 잡고 넘어트리고 붙들고 있어야 하는 레슬링 등 투기 종목은 매우 다양하며 그 방식과 규칙도 매우 종류가 많습니다.”


그의 채널이 메인으로 다루고 있는 종합격투기 MMA는 이 모든 투기 종목을 케이지 안에서 큰 룰의 제한 없이 경쟁할 수 있는 대결의 장이다. “영화에 나올 법한 무술대회가 연상되실 수 있어요. 복싱 경기에서는 복서끼리 붙고, 태권도 시합에서는 태권도 선수끼리 붙습니다. 종합격투기는 복서 대 태권도 선수처럼 특이하고 흥미로운 경기가 늘 이루어지기 때문에 매 경기가 새로운 느낌이 들지요.”


채영은 고등학생 때부터 외국에서 열리는 격투기 대회 생방송을 놓치지 않기 위해 새벽에 일어나서 챙겨 볼 정도로 격투기를 좋아했다. “분명히 저와 같은 관심사가 있는 대중이 많을 것 같았는데 당시에는 대형 격투기 관련 유튜브 채널이 없었어요.”


채영은 지금도 한국에서 격투기가 비인기 스포츠이지만, 투기 종목 자체가 워낙 원초적인 형태의 경쟁이라 격투 스포츠가 충분히 대중화될 수 있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단순한 취미로 시작했지만, 채널의 규모가 커진 만큼, 격투기 대중화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에요.”


채영은 1996년에 가족과 함께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로 왔다. 처음에는 유학을 목적으로 어머니와 형과 함께 왔다. 채영은 고등학교 3학년 때 만난 여자친구와 이른 결혼을 했다. “대학교 2학년을 마치고 잠시 휴학하고 아내와 결혼 생활을 시작했어요. 저희는 휴학하고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일을 했고 경제적으로 자리를 잡은 뒤에 복학했지요. 자연스럽게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가정을 꾸리게 되었고, 로스쿨 졸업 직후 첫째 아이를 갖게 되었어요. 작년 12월에는 둘째가 태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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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변호사 임명식. 


이 일을 하면 진심으로 행복할 거 같아 변호사 생활 접어

유튜버 이전에 변호사였는데 가족들의 반대가 심하지 않았는지 물어봤다.

“처음에는 단순한 취미여서 두 일을 병행해도 시간상으로 무리가 없을 만큼 유튜브 채널의 규모가 작았어요. 하지만 시청자분들이 많이 늘어나기 시작하니 사업적 기회가 보였어요. 변호사 일도 굉장히 의미가 있고 흥미로운 사건도 많았지만, 법은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선택한 분야였어요.”


채영은 유튜브를 통해 ‘안정적인 삶’보다 더 가치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이지만, 그런 위험도 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는 격투기를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때 그의 아내가 “시청자 수가 늘어나고 있고, 당신이 좋아하는 건 법이 아니라 격투기인데 왜 고민하나? 시청자가 얼마나 늘어야 자신감을 가질 것인가?”라며 오히려 그에게 용기를 주었다. “부모님께서는 처음에 반대를 많이 하셨지요. 하지만 제가 ‘저는 이 일을 하면 진심으로 행복할 것입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결국에 제 결정을 존중해 주셨습니다. 지금은 저보다 더 자랑스러워하세요.” 채영은 크게 웃으며 답했다. 


현재 그의 채널 구독자 수가 36만8천 명을 넘었고 평균적으로 하루에 구독자가 500명에서 800명 정도 늘어나고 있고 영상은 하루에 30만 명이 시청하고 있다. 왜 구독자들이 차도르 콘텐츠를 좋아하는지 궁금했다. 


“격투기는 대중 스포츠이지만 시기와 상황상 한국에서 잠시 주춤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해요. 이전에는 단순히 격투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유튜브 채널이 많지 않았지요. 공급자가 없는 시장에 ‘격투기 전문 채널’이라는 타이틀을 선점한 것이 제 채널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차도르 채널은 크게 세 분야의 콘텐츠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유명한 격투기 선수 혹은 무술인의 삶과 커리어를 돌아보는 미니 다큐멘터리, 생방송 격투기 경기 중계 그리고 격투기와 무술 분석입니다.” 


채영은 그 밖에도 대중들에게 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UFC 게임 방송, 격투기 선수 인터뷰, 격투기 뉴스 등 상황에 따른 단발성 이슈를 깊이 있고 전문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방향성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콘텐츠를 제작할지에 대한 고민은 24시간 내내 하고 있어요. 계속해서 재미있는 방송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격투기 스포츠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고 싶어요. 격투기 스포츠가 비주얼 적으로 거칠기 때문에 거친 사람들만 좋아한다는 선입견부터 시작하여, 격투기와 폭력을 연관 짓는 등 아직 격투기에 대한 시선은 곱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지요.’”


채영은 한국에도 김동현 선수나 정찬성 선수 같은 스타들이 존재하지만, 상당히 많은 격투기 선수들이 스타성과 실력에 비해 그에 맞는 인기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워했다. 


“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방송은 지난 2월에 저희 채널에서 방송했던 스페셜 격투기 매치인 ‘65KG 종합격투기 케빈 박 선수 대 100 KG 극진공수도 뚝배기 사범’을 꼽고 싶어요.”  


그 경기는 차도르 채널이 진행한 가장 큰 규모의 행사였다. 생방송 실시간 시청자 수가 천 명을 넘었고 그날 경기 영상의 조회 수를 합산하면 100만뷰가 넘을 만큼 큰 화제가 된 경기였다. “당일 현장에서 진행된 생방송 중계도 너무 재미있었고, 준비하면서도 굉장히 즐거웠던 기억이 남네요.” 



10대에서 20대 초반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미래에 대단히 크게 작용해. 

뉴질랜드는 기회가 정말 많은 나라,

주변에 있는 많은 기회를 꼭 쟁취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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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선수/방송인 김동현 선수와. 


변화해야 할 시기를 아는 것이 중요

콘텐츠 제작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작업량입니다. 지금은 1주일에 4회 영상을 업로드하고, 생방송을 1~2회 정도 진행하는데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1일 1 영상이라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1년 넘게 소화했어요.”


채영은 경쟁이 과열된 유튜브 시장 특성상, 콘텐츠가 많이 쌓여 있어야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늦게 출발한 차도르 채널의 경쟁력을 살리기 위해 초기에는 영상 라이브러리를 만든다는 느낌으로 최대한 빠르게 많이 제작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때는 동시에 2~3개의 영상이 제작되고 있었던 만큼 정신이 없었어요. 매일 새로운 주제와 콘텐츠를 생각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상당히 컸어요.”


하지만 이제는 시청자층도 꽤 두꺼워졌고, 영상의 개수도 550개를 넘겨 지금은 양보다는 질로 승부해야 한다는 판단이 섰다고 그는 말했다. 그 결과 제작하는 영상의 숫자는 줄어들었지만, 신기하게도 오히려 조회 수가 늘어났다.

“시청자분들도 이제는 양보다는 질을 원하셨던 것이죠. 이런 흐름을 읽고 ‘변화를 주어야 할 시기’를 캐치하는 것이 가장 힘듭니다.”


채영은 바쁜 유튜버 일을 하면서 월드옥타 크라이스트처치지회 차세대 부대표로 활동했었다. 그는 차도르 채널에 집중한 뒤부터는 뉴질랜드에 있는 시간보다 한국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져 최근 부대표 자리에서 내려왔다. 


“5년 전에 친구 소개로 처음 옥타 활동을 시작했어요. 회원으로서 옥타의 매력에 빠지고 임원이 되고 봉사를 하면서 운이 좋아 차세대 리더십 자리도 맡게 되었지요. 크라이스트처치에서 2017년 뉴질랜드 통합 무역스쿨이 개최할 당시 크라이스트처치 옥타 차세대 대표로 활동했어요.”


채영은 그 외에도 크라이스트처치 김치클럽 코디네이터, 한인 라디오 진행,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 부대표 등 여러 단체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바쁘게 20대를 보냈다.

“당분간은 격투기와 관련된 일에만 집중하고 싶어요. 본격적으로 격투기 스포츠를 알리고 싶습니다.”


채영은 8월 말에 한국에 간다. 몇 달 동안 머무르며 콘텐츠 제작과 사업 확장에 집중할 예정이다. “코로나 사태로 양 국가 간의 국경이 닫혀버리는 상황이 발생해 제가 참여해야 하는 행사들도 많이 놓치고 있고 계획한 프로젝트들도 계속해서 연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는 이번에 한국에 있는 기획사가 많이 도와 비자 관련 문제를 드디어 해결했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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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 TV 스튜디오.
 

유튜브의 선택을 받아야 유튜버로 성공해

유튜버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언해달라고 부탁했다. 

“유튜브는 정말 경쟁이 치열하며, 노력과 수고에 비해서 그 보상이 절대로 보장되지 않은 시장이에요. 많은 분들께서 맨 처음에 시작하실 때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시작부터 너무 열심히 하세요. 그런데 유튜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유튜브의 선택’을 받아야 해요. 예를 들어 유튜브 어플을 처음 실행하면 나오는 ‘추천 영상 페이지’나 한 영상의 시청을 마치면 자동으로 재생되는 ‘다음 영상’ 등 유튜브는 시청자가 제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영상을 추천해줍니다.”


채영은 유튜브가 어떤 절차와 기준으로 영상을 추천하는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유튜브에 대한 경험이 없는 상태로 처음부터 시간과 돈을 너무 많이 쓰는 것은 굉장히 위험이 크므로 처음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주제에 도전해보면서 반응이 올 때까지 변화를 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 팔리는 물건을 계속 생산하면서 ‘언젠간 팔리겠지’라고 기도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유튜브의 선택’을 받기 전까지는 하나의 주제, 스타일에 국한하지 말고 계속해서 경험을 쌓으면서 시장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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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옥타 이영현 명예회장과. 


10대 때의 개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미래 결정

뉴질랜드 한인 후배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지 물었다. 

“많은 시청자께서 제가 일찍 결혼한 것과 변호사 일을 하면서 유튜브를 병행한 것을 굉장히 신기해하셨어요. 개인적으로 제가 자유분방하게 살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뉴질랜드의 사회적 구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10대에서 20대 초반까지 개인 시간이 매우 많은데, 이때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미래에 대단히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해요. 어린 나이에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어 제 비전이 더 뚜렷해진 것 같습니다. 뉴질랜드는 기회가 정말 많은 나라입니다. 주변에 있는 많은 기회를 꼭 쟁취하시길 바랍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한국에는 정말 다양하고 뛰어난 선수들이 많이 있어요. 복싱이나 K-1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것처럼, 조만간 격투기 스포츠가 다시 한 번 가족들이 TV 앞에 모여 함께 시청하는 대중 스포츠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격투기에 관심을 둬 주시고 사랑해 주실 수 있도록 격투기 대중화에 기여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계속 다양하고 멋진 선수들과 경기들 소개하며 재미있는 격투기 관련 행사들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채영은 어디에 내놔도 꿀리지 않는 ‘사’자 직업을 스스로 내려 놓고 진정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택했다. 결코, 쉬운 길은 아니었을 것이다. 격투기 선수가 상대방의 강한 킥을 맞아 멍이 들고 아파도 버티는 것은 그 끝에 맛보게 될 승리를 위해서 이를 악물고 참는 것이다. 그를 보며 가는 길이 힘들어도 자신이 좋아하는 길을 선택하는 젊은이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야 그들이 더 다양하고 편견 없는 사회를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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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기 차세대 모국방문 무역스쿨에서 강연 중. 


김채영 대표 약력

▷ 캔터베리 대학교 로스쿨 졸업

▷ 전직 뉴질랜드 변호사

▷ CJ ENM 산하 DIA TV 소속


임채원_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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