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증유(未曾有)

미증유(未曾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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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균은 형태를 바꿔오면서 끝없이 인류를 괴롭혔고
우리는 새로운 질병에 맞서 싸우며 현재에 이르렀다 


 

1999 7월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여기에노스트라다무스라고 힌트를 주면 바로아하하고 떠오르는 것이 있다. 바로세계 종말론이다.


돌아보면 초등학교 시절에 친구들과 노스트라다무스의 세계 종말 예언을 놓고 꽤 심각했다. 과연 그 날이 올 것인가? 우리는 그가 주장했던 여러 가지 예언이 적중했다는 근거를 대며 점점 더 기정사실로 했다. 행여 한 친구가그건 말도 안 되는 뻥이야라고 주장하기라도 하면 그 아이는 곧바로 다른 친구들의 손가락질과 멸시를 받았다. 한마디로 생매장을 당했다.


세월이 지나 드디어 1999년이 됐다. 과연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 맞을 것인가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졌다. 서점가에는 그의 예언을 나름대로 분석한 책들이 여러 권 출간되었다. 나 또한 책을 사서 읽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그의 예언은 2000년 밀레니엄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세기의 거짓말이 됐다. 그 뒤에도 세계 종말에 대한 예언과 주장이 나왔지만 1999년의 그것만큼 세간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2020년 그 누구도 예언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 지금까지 한 번도 있지 않았던 일 즉 미증유(未曾有)의 사태. 올해 초 중국의 우한이라는 곳에서 신종 바이러스가 창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코로나19라고 이름 붙여진 그 감염증으로 인해 우한은 폐쇄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 일은 중국의 한 도시에만 벌어진, 많은 사람에게 강 건너 불이었다. 코로나19는 전 세계 구석구석으로 번져가고 있다. 지구의 어느 곳도 안전한 곳이 없게 됐다. 가히 글로벌 세상이라는 게 느껴진다.


인류는 지금까지 수많은 전쟁과 여러 차례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며 역사를 이어왔다. 어느 정도의 위기에는 굳은살이 박였지만, 이제껏 한 번도 보지 못한 돌연변이 병원균에 아무 대처도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기껏 할 수 있는 것은 손을 잘 씻고 기침할 때는 옷 소매로 가리고 다른 사람과 거리를 두는 것밖에 없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사회 활동을 하면 큰일 나는 세상이 됐다. 또한 많은 나라가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국경을 막고 빗장을 채우고 있다. 백신도 언제 개발될지 모른다. 나라별로 경제 지원책으로 많은 돈을 풀고 있지만 이 위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에언 발에 오줌 누기식의 미봉책이 될 공산이 크다. 이제는 위기가 생활이 됐다.

 

오래전 세계적인 문화 인류학자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총, , 쇠』라는 책을 썼다. 이 책에 따르면 천연두, 홍역, 인플루엔자 등의 전염병들은 원래 동물들에게 퍼져있던 매우 유사한 조상 병원균에서 나온 것인데, 각각 돌연변이를 거쳐 인간의 병원균으로 특수화되었다고 한다. 동물을 가축화한 사람들은 병원균에 가장 먼저 희생되었지만, 사람들은 곧 새로운 질병에 대해 상당한 저항력을 진화시켰다.

 

그렇게 부분적으로나마 면역성을 지니게 된 사람들이 노출된 적이 없었던 사람들과 접촉하게 되면 당장 유행병이 돌기 시작하여 심한 경우 인구의 99%까지 몰살되기도 했다. 궁극적으로 가축화된 동물에게서 얻은 병원균은 나중에 유럽 사람들이 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태평양 여러 섬의 원주민을 정복할 때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이처럼 병원균은 인류 역사상 형태를 바꿔오면서 끊임없이 인류를 괴롭혀왔고 우리는 새로운 질병에 맞서 싸우고 해결하며 현재에 이르렀다. 지금의 상황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미증유의 코로나19 확산 위기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전염병에 대처할 수 있는 의약품은 물론 체계적이고 예방적인 의료·방역 시스템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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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원_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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