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세 들어 사시나요?

아직도 세 들어 사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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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 “세 들어” 산다고 생각하면 융화 힘들어

기여하고 나누면 이곳이 ‘내 집’이 되고 더 행복한 곳



국적을 막론하고 많은 이민자의 공통적 숙제는 사회 융합이 아닐까? 어떤 이유든 스스로 택한 이민이었겠지만, 도착해서 보니 문화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이질감에 낯설게만 여겨지는 환경과 생활에 선뜻 그 사회에 융합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뉴질랜드 한인 이민 사회를 들여다보면 그 안에도 역시 이 사회에 쉽게 섞이지 못하고, 한국인 공동체 안에서만 생활하는 사람들도 종종 볼 수 있다. 


특히나 한국인의 경우 복수 국적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한국이 조국이고, 뉴질랜드에는 영주권을 얻은 외국인 신분으로 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사회에 완전히 융합되는 것이 좀 더 힘든 것은 아닌지 싶다. 


생각하기에 따라 이것은 매우 큰 차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영주권을 가진 외국인’이라고 하면 왠지 셋방살이하는 것 같아서 세입자 마인드를 가지게 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아이러니하게도 뉴질랜드를 택한 이유 중에 하나가 시민권자와 영주권자에 대한 대우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 아니었는지. 


내 집은 열심히 가꾸게 되지만 세 들어 사는 집을 정성스럽게 가꾸는 사람은 없다. 그 집이 아무리 전세일지라도 말이다. 이민자인 우리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뉴질랜드에 “세 들어” 산다고 생각을 한다면 이 사회를 가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 나라를 “내 집”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만큼 시간과 노력을 들여 가꾸면 좋겠다. 사회를 가꾸는 방법 중 하나는 기여를 하는 것이 아닐지. 


내가 사는 동네에, 도시에, 나라에 작은 부분이라도 봉사를 지원하거나, 도움을 지원함으로써 주위에 어려운 사람들이 꼭 한국 사람이 아니더라도 함께 더불어 사는 이웃이라면 돕는 것이 내가 더 행복해지는 길이 아닐지 생각해 본다. 


문화를 모르고 언어 소통이 불편한데 내가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고, 자신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생각과 노력에 달렸다고 믿는다. 


진심 어린 돕고자 하는 마음은 어떤 방법으로든 전달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사회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원봉사의 기회가 매우 많은 사회다. 


그만큼 여러 종류의 자선단체가 있고,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의 도움을 통해 여러 가지 도움을 주고받는 사회라는 뜻일 것이다. 


나도 학교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접하다 보니 알게 되었지만, 이런 기회에 노출되지 않았다면 스스로 찾아서 이 사회에 기여할 방법을 생각해 냈을까? 확신할 수가 없다. 반성해 본다.


오클랜드 자원봉사 웹사이트(Volunteering Auckland, https://volunteeringauckland.org.nz/individuals/opportunities)에 가서 찾아보면 기술 혹은 직업군 별로 할 수 있는 자원봉사 활동에 대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또한, 활동의 성격에 따라서도 구분을 해 놓아 참여도로 검색을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지속적인 봉사인지, 일회성 활동인지, 이벤트인지, 프로젝트인지 표기를 해서 구분을 지어 놓았다. 


그리고 활동 시간으로도 검색할 수도 있다. 보편적인 일하는 시간 중에 필요한 봉사활동인지, 퇴근 시간 이후 또는 주말에 필요한 봉사 활동인지가 자세히 나와 있다.


언어 소통에 자신이 좀 없더라도 할 수 있는 활동도 꽤 많다. 예를 들어 “Meals on Wheels”는 뉴질랜드 적십자에서 스스로 식사 준비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음식을 배달해 주는 봉사 활동이다. 운전할 수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어린이 위탁 시설의 벽 페인트칠하기, 커뮤니티 가든 정원 꾸미기 등 기여하고 나누면 이곳도 ‘내 집’이 되고 더 행복한 곳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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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_한인 1.5세대 교사(크리스틴 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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