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시작, 꼼꼼한 끝맺음

준비된 시작, 꼼꼼한 끝맺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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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생활을 하다 보면 좀 더 자주 접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그중에 하나가 ‘시작’과 ‘끝’이다. 매년 다가오는 새 학기와 학생들의 새로운 도전, 새로운 시도, 전학생들의 새로운 시작, 재학생들의 새 학년... 매해 반복되는 것 같은 일상 속에서도 항상 새롭고 즐거울 수 있는 이유가 어쩌면 이러한 새로운 시작 덕분인가 싶다.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 학교생활 속의 새로운 시작들은 학기를 지나고, 한 해를 지나 보내는 동안 마무리를 해야 하고, 끝을 맺는다. 


흥미로운 것은 동양권 학생들을 시작을 조금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뉴질랜드 학생들은 끝맺음에 조금 더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시작이 더 중요한가, 끝이 더 중요한가를 생각해 본다는 것은 마치 “엄마가 더 좋아? 아빠가 더 좋아?”라고 물어보는 것과 같을 것이다. 또한, 그저 좀 다를 뿐이지 어느 쪽이 틀렸다고도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서로에게서 배울 점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나라에서도 시작을 제대로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일을 시작하는 초반에 더 신경을 쓰고, 또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 같다. 어떤 일을 하든 시작을 앞두고 준비하는 것을 보면 얼마나 꼼꼼하고, 열성적으로 하는지 결과물이 항상 좋을 것만 같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 열성이 초반에 이미 다 소진된 것인지 오래가지 않아 식을 때도 있고, 또 중간에 생각하지 못한 어려움에 봉착하면 손을 놓아 버리는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역시 첫 단추를 잘 끼우면, 못 해도 중간은 가는 것 같은 만족스러운 결과와 끝맺음을 얻는 경향이 있기도 한 것 같다. 


반면 현지 학생들의 시작을 지켜보고 있자면 가끔은 답답할 때가 있다. 일이 진행되기까지는 시간도 걸리지만, 준비가 허술하게 느껴질 때가 많기 때문이다. 최대한 만반의 준비를 끝낸 상태에서 일을 시작하는 것이 아닌, 일을 진행하면서 필요한 것이 생기면 그때그때 한 가지씩 더하는 것 같은 방식인 것이다. 


대신 차분하게 지속적인 노력과 열성으로 처음에는 될 것 같지 않던 일들도 끝내 성공적으로 잘해내는 인간 승리와 같은 경우들을 여러 번 지켜보았다. 또한, 일을 마무리 지을 때에는 꼭 모든 과정에 대해 검토를 하는 시간을 가진다. 리뷰, 디브리핑, 리플렉션은 모든 일을 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과정 중에 하나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끝을 맺는 과정도 시작을 준비하는 과정만큼 중요한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끝을 잘 맺는 법을 가끔은 잊고 지내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다. 일만 잘 끝나면 매듭을 짓는데 바빠서 하나의 과정을 뛰어넘어 버리는 일이 종종 생기는 것 같다. 


되돌이켜 보고 검토를 하는 과정을 통해 잘한 것, 더 잘할 수 있는 것, 잘 안 된 것과 그 이유를 찾아본다면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더 많아지는 것일까! 각 문화권의 좋은 점들을 모두 배운다면 시작과 끝 모두를 더 바람직하게 할 수 있는 내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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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_한인 1.5세대 교사(크리스틴 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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