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이민자'는 왜 위험할까?

'우수한 이민자'는 왜 위험할까?

뉴질랜드타임즈 댓글 0 조회 77 추천 2


2b86ce779880f0608c50ce777e0f21ca_1649301684_8524.jpg
 

마튀디, 킴펨베, 은존지, 페키르, 움티티, 포그바, 캉테...

축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알아차렸을 수도 있다. 이 명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맞다! 바로 프랑스 축구 국가 대표 선수 중 일부다. 단지 국가 대표 선수가 아니라 2018년 FIFA 월드컵 우승팀 선수, 바로 그들이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어떤 공통점이 있다. 뭘까? 마튀디는 앙골라계, 킴펨베와 은존지는 콩고계, 페키르는 알제리계, 움티티는 카메룬계, 포그바는 기니계, 캉테는 말리계 사람으로 부모님이 프랑스로 이민을 왔거나 본인들이 이민 1.5세대인 것이다. 


그 해 프랑스 국가 대표팀에서 활약을 한 선수 중에는 이들뿐만 아니라 이민자 선수가 더 여러 명이었다. 이렇게 이민자 혹은 이민자의 자녀들로 구성된 프랑스 축구팀이 우승을 한 후 유럽 여러 국가에 신문 기사들은 ‘우수한 이민자’들을 운운하며 이민을 지향하고 옹호하는 내용으로 장식이 되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민자들을 받음으로써 그들이 국내 여러 분야에 도움이 되고, 발전을 이루고, 다양하게 기여를 한다는 이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 주는 것도 같지만 ‘우수한 이민자’라는 말은 양날의 칼,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마치 우수한 경우에만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는 인식을 심어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누가 우수하고, 누가 우수하지 않은지 어떤 기준으로 어떤 방법으로 누가 그것을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다는 말인가? 


‘우수한’이라는 조건이 오히려 이민자들에게 꼬리표를 다는 것처럼 되어 버릴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은 현지 사람들이 바라는 바일 수도 있지만, 이민자들 스스로가 받아들이고 키워나가는 인식이 될 수도 있다.


뉴질랜드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나도 이민자로서 뉴질랜드 사람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었던 것 같다. 이민자라서 영어가 서툴고, 현지 문화에 익숙하지 않고, 나의 한국 문화가 현지인들에게 잘못 받아들여질까 봐 항상 신경이 쓰였다. 


영어가 서툴지만 학교생활은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을 했고, 현지 문화에 좀 더 익숙해지려고 현지인들의 행동과 생활을 열심히 관찰했고, 좀 불편하더라도 한국 문화를 고집하지 않았다. 내가 좀 더 불편하고, 손해를 보더라도 묵묵하게 나의 자리를 지키려고 노력을 한 경우도 있었다. 결국 나도 우수한 이민자가 되려고 노력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나중에서야 깨달은 것은 우수한 이민자라는 꼬리표와 정체성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좋은 사람, 우수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나의 목표가 이민자라서가 아니라 그냥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스스로가 지향하는 것이 되면 안 되는 것일까? 


결과는 같을 수 있지만 이유와 목적이 달라질 때 나는 좀 더 나의 권리를 찾고, 올바르게 목표를 향해 나아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이들의 시선을 걱정하지 않고, 불필요한 손해를 보지 않아도 된다. 불이익을 참는 것과 양보를 하는 것은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경이 닫혀 있어 새로 뉴질랜드에 정착하는 이민자의 숫자가 크게 줄어든 상태였다. 다시 문이 열리며 영주권 비자 승인이 되기 시작했다. 


물론 그동안 워크 비자로 이곳에서 이미 일하며 살아온 사람들에 한해서이지만, 영주권 비자를 받는 것은 그에 따른 권리도 책임도 달라진다는 뜻이다. 


뉴질랜드에 새로 정착하는 모든 사람이 ‘우수한 이민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존엄성을 인정받고 스스로도 더 떳떳하고 행복한 이 사회와 이 나라의 구성원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815ce6e9c9ea74ec789741d845e26bfd_1594263462_8056.jpg 

김민정_한인 1.5세대 교사(크리스틴 스쿨) 


◼︎외부 필자의 글은 뉴질랜드타임즈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뉴질랜드 정통 교민신문’ 뉴질랜드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게시글에 달린 댓글 총 0
포토 제목

애드 프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