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뿌리 알기] 노다지, ‘금 만지지 말라’는 “노 터치”(No Touch)에서 유래
정창현의 우리말 뿌리 알기(12)
담배는 타바코(tabacco)라는 포르투갈어에서 온 말이고,
보루는 영어 ‘board’에서 나온 말이다.
원래 board는 ‘판자’나 ‘마분지’를 가리키는 말인데
담배 열 갑을 마분지로 만든 딱딱한 사각 케이스에
담아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담배 한 보드’라는 말이 생겼다.
오늘은 우리말처럼 쓰이고 있는 일본어에 대하여 알아보자.
“날 우습게 보는 모양인데 나도 ‘곤조’를 부렸다 하면 무서운 사람이다.”
요즈음 일본 총리가 그들 말로 ‘곤조’를 부리고 있다. ‘곤조’는 본디 일본말로서 좋지 않은 성격이나 마음보, 본색, 근성 등을 가리키는 말이다. 바뀐 뜻으로 나쁜 근성, 특수한 직업으로 인해 가지게 되는 성질, 성깔 등을 가리키는 비속어다. 바꿔 쓸 수 있는 우리말로는 ‘근성’, ‘성깔’ 등이 있다.
일본 정치인들은 아직도 한국을 그들이 세운 사관학교를 졸업하여 한국 독립군 토벌대로 일하던 자들이 정치하던 60∼70대로 한국을 오인하고 있는듯하다.
아니 그리 오해할 만 하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던 박정희의 딸이 대통령을 하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일본 사람들은 광화문 ‘촛불’의 민심은 이루지 못한 ‘동학 농민’군들의 ‘횃불’의 불씨가 되살아난 것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조선말 일부 친일파들이 ‘늑약’의 문서에 옥새를 찍은 것을 한국 사람들이 원해서 한일합방을 해준 것이다? 소가 웃을 일이다.
깡통, 영어 캔(can)과 한자어 통(筒)이 합쳐진 말
지금 일본 정치인들은 한국 사람들의 생각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 같다. 그들 말로 ‘깡통’ 수준이다.
‘깡통’은 알루미늄이나 쇠붙이 등으로 만든 속이 빈 밀폐 용기인 캔(can)과 캔에 해당하는 한자어 ‘통’(筒)이 합쳐져 만들어진 말이다.
바뀐 뜻으로 아는 것이 없고 머리가 텅 빈 사람을 가리킨다.
일본 정치가들이 한국을 대하는 수준은 ‘깡패’ 수준이다. ‘깡패’는 미국 갱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폭력 범죄를 행하는 강도단을 일컫는 영어 갱(gang)과, 행동을 같이하는 무리를 뜻하는 한자어 패(牌)가 합쳐진 말이다.
바뀐 뜻으로 반사회적인 일을 일삼는 싸움패나 불량배들을 가리킨다. 지금은 나쁜 짓을 일삼는 사람을 단독으로 지칭하기도 한다.
단도리, 일본어에서 온 말로 ‘준비’, ‘채비’ 뜻
제국주의 일본에 대한제국과 청나라는 일본의 경제공황을 해결하는 데 있어 ‘노다지’였던 것이다.
구한말 당시 우리나라 광산의 이권을 가지고 있는 서양 사람들이 광산에서 일하는 인부들에게 금에 ‘손대지 말라(No touch)’는 말을 자주 했다. 그 소리를 금을 가리키는 말로 잘못 알아들은 우리나라 인부들이 ‘노 터치’라는 말을 퍼뜨렸는데, 그것이 소리의 변화를 거쳐 ‘노다지’가 된 것이다.
바뀐 뜻으로 아주 귀한 물건이나 이익이 쏟아지는 일, 또는 귀한 물건 그 자체를 가리키기도 한다.
36년간 우리나라 젊은 처녀는 ‘근로 정신대’, 학생들은 ‘일본군’, 젊은 남자들은 ‘보국대’로 노예처럼 부려 먹었다. 그들은 식민지 한국에 ‘빨대’를 꽂아 부강한 나라의 기틀을 다졌다. 2차 세계대전에 패망한 일본은 패전국이면서 한국을 자기네 땅 인양 미·소 두 나라에 한국 땅을 분할하여 주고 떠나면서 다시 돌아오겠다고 하였다.
내전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떠난 한국 땅에 전쟁이 터지자 일본에게 다시 전후복구 기회를 잡고 전후 복구의 기틀을 잡았다. 그들은 한국전쟁 때 제국주의 일본을 중흥할 토대를 ‘단도리’를 한 것이다.
‘단도리(段取)’ 일본어에서 온 말로 ‘준비’, ‘채비’를 뜻하는 말이다. 한자로는 단취(段取)라고 쓴다.
바뀐 뜻으로 준비, 채비라는 뜻으로 ‘단도리를 하다’고 할 경우 ‘준비를 하다, 채비를 하다’로 바꿔 쓸 수 있다. 이 밖에 ‘마무리를 하다’는 뜻으로도 곧잘 쓰인다.
‘소주 한 도꾸리’ 대신 ‘소주 한 병’이라고 해야
해외여행을 하기 위해 공항 면세점을 지나다 보면 담배심부름을 하게 마련이다.
“담배 한 ‘보루’ 부탁해요.”
담배는 타바코(tabacco)라는 포르투갈어에서 온 말이고, 보루는 영어 ‘board’에서 나온 말이다. 원래 board는 ‘판자’나 ‘마분지’를 가리키는 말인데 담배 열 갑을 마분지로 만든 딱딱한 사각 케이스에 담아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담배 한 보드’라는 말이 생겼다.
그것이 발음 변이가 되면서 ‘담배 한 보루’로 굳어진 것이다. 바뀐 뜻으로 담배 열 갑을 세는 단위로 쓰인다.
“얘야, 오늘은 날이 차니 ‘도꼬리’를 입고 나가거라.”
원래 ‘목이 킨 조막병’을 일본말로 ‘도쿠리’라고 하는데, 목이 올라오는 스웨터와 모양이 비슷하기 때문에 목이 긴 스웨터를 가리키는 말로 변이되었다.
요즘 젊은이들은 도꼬리라는 일본어보다 ‘터틀 스웨터’(Turtle Sweater)라는 영어를 쓴다. ‘자라목 스웨터’라는 우리말로 바꿔 쓸 수 있다. 요즈음 술집에서 전통 소주를 주문할 때도 쓴다.
“아주머니 소주 한 ‘도꾸리’ 주세요.”
굳이 일본말을 쓰기보다는 우리말로 ‘소주 한 병 주세요’ 해도 된다.
바른 우리말을 쓰는 것이 애국이며, 진정한 독립이다.
정창현_우리 문화 연구가, 오클랜드 교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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