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학 작품 중에서 첫 문장이 유명한 작품들
언제 떠올랐는지 모를 그믐달이 동녘 하늘에 비스듬히 걸려 있었다. 바다는, 크레파스보다 진한, 푸르고 육중한 비늘을 무겁게 뒤채면서, 숨을 쉰다. 그에게서는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 여름장이란 애시당초에 글러서 해는 아직 중천에 있건만 장판은 벌써 쓸쓸하고 더운 햇발이 벌려 놓은 전시장 밑으로 등줄기를 훅훅 볶는다. 새침하게 흐린 품이 눈이 올 듯하더니 눈은 아니 오고 얼다가 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었다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태어날까 말까를 내 스스로 궁리한 끝에 태어나지는 않았다.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이 냉장고의 전생은 훌리건이었을 것이다 내일을 준비하던 천지가, 오늘 죽었다 나는 내 아버지의 사형 집행인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