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까지 준수한다고? 영업 재개한 한인 마트를 가다

이렇게까지 준수한다고? 영업 재개한 한인 마트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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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한인 마트 매장 밖 대기 안내선.


지난 3월 25일 밤 11시 59분부터 뉴질랜드 전역에 국가 봉쇄(Lockdown) 조치가 시행됐다. 기간은 4주간 지속할 예정이다.

이 기간에는 슈퍼마켓, 약국, GP 등 필수 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업체가 영업을 중지해야 한다. 


그런데 25일 국가 봉쇄가 시작되기 바로 몇 시간 전인 오후 5시 30분에 국민당 멜리사 리 의원실은 급한 메시지를 보내왔다. 한인 마트를 비롯한 다민족 식료품점(Ethnic grocery)은 필수 업종이 아닌 것으로 구분되어 그 날 자정부터 문을 닫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한인 마트를 운영하는 업주는 물론 많은 한인들은 그러한 조치에 당황했다. 그 다음 날인 26일에 국민당 소수민족 대변인인 멜리사 리 의원은 정부에 한인 마트 등 다민족 식료품점은 그 민족 사람들의 음식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식재료를 제공하는 곳이기 때문에 필수 업종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건의를 했고 그 날 저녁 6시 30분에 기업혁신고용부는 한인 마트를 필수 업종에 포함했다고 발표했다.


기자는 3월 27일(금) 다시 영업을 재개한 한인 마트에 신문 배포를 하면서 그들이 코로나19 대응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참고로 뉴질랜드타임즈 등을 포함한 언론사는 필수 업종으로 구분되어 특별한 목적하에서 제한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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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한인 마트 매장 입구에 비치된 위생 장갑.


위생 장갑과 손 세정제 갖춘 곳 많아

내가 직접 돌아본 한인 마트 대부분은 “이렇게까지 철저하게 준수하나” 싶을 정도로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수준은 높았다.

동쪽의 한 한인 마트의 입구 외부에는 약 2m 간격으로 바닥에 테이프를 붙여 대기선을 표시하여 마트 입장 전 손님들이 그곳에서 사회적 거리를 둘 수 있도록 했다. 


신문을 배포하기 위해 방문한 나는 별도로 방문객 일지에 출입시간과 방문 목적을 적어야 했다. 손님 외의 방문객을 통제하려는 목적이었다. 


입장하면 바로 매장 입구에 일회용 위생 장갑과 손 세정제를 갖춰 놓고 쇼핑객 이 반드시 장갑을 끼거나 손 세정제로 손을 소독한 후에 입장하도록 안내했다. 또한, 매장 안에는 5명의 손님만 쇼핑하도록 쇼핑객 수를 제한했다.


매장 안의 손님들에게는 2m의 간격을 두고 쇼핑하라고 계속 안내를 했다. 쇼핑을 마친 손님들이 계산하려고 하면 다시 한 번 바닥에 2m 간격으로 붙여진 테이프 위에 서서 자기 차례를 기다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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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한인 마트 계산 대기 안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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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한인 마트 매장 입구에 비치된 손 세정제. 


사재기하는 손님도 거의 없어

한인 마트를 방문한 한 교민은 “오늘부터 회사를 못 나가게 되어 떨어진 한국 식재료를 사러 왔는데 이 정도로 코로나19에 대응할지 몰랐다.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고객의 안전을 위해 매장의 노력이 느껴진다. 믿음이 간다. 앞으로 한인 마트가 계속 열 테니 오늘은 정말 필요한 것만 사가려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민은 “집에 쌀이 있는데 혹시나 해서 사러 왔는데 쌀이 많이 쌓여 있는 것을 보고 나서 안 사기로 마음먹었다. 쌀 떨어질 때쯤 그때 살 예정이다. 하지만 정육점과 채소가게는 문을 닫아서 삼겹살과 김치를 못 사서 아쉽다”고 말했다.


매장에 방문한 중국 손님들은 한인 마트의 철두철미한 대응에 적잖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한인 마트 바로 옆의 중국 마트는 입장객 수를 제한하지만 위생 장갑이나 손 세정제는 없는 경우가 많다고 중국인 손님은 말했다.


내가 한인 마트에 머무르는 동안 손님 중에는 카트 가득히 물건을 사는 사람은 없었다. 앞으로 계속해서 열기 때문에 사재기에 대한 필요성을 못 느끼는 듯했다.


한 한인 마트 근무자는 이러한 마트의 대응에 모든 손님이 잘 따라주고 있으며 얼마 전과 달리 사재기하는 분들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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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 마트내 정육점과 채소가게는 문 닫았다. 


현지 슈퍼마켓보다 코로나19 대응 수준 높아

한편 현지 슈퍼마켓인 파켄세이브와 뉴월드를 방문했는데 한인 마트와는 달리 입구에 2m의 사회적 거리 두기 안내문만 보이고 특별히 입장객들에 대해 조치를 하지 않았다. 시티에 있는 카운트다운의 경우에는 매장 밖으로 2m 간격으로 입장객을 통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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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켄세이브와 뉴월드 입구에 2m 간격으로 대기하라고 안내문이 붙어있다.   


내가 현지 슈퍼마켓들에 방문한 시간이 늦은 시간이었고 지점마다 대응 수준은 다를 것으로 보이지만 한인 마트의 코로나19 대응 수준에 비하면 낮았다.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에 전 세계가 부러워하고 칭송하고 있다. 이번에 직접 한인 마트들에 방문해 보니 뉴질랜드의 한인들도 다른 민족에게 모범이 될 것이라 확신이 들었다. 


물론 아직 준비가 부족한 한인 마트들도 곧 대응 수준을 높일 것이다.  

한인들의 수준 높은 코로나19 대응 의식이 4주간 변함없이 계속되기를 기대해 본다.     


임채원_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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