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안 칼럼]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점이 있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불행하다’

[김영안 칼럼]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점이 있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불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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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의 책따라 생각따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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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이다. 이 문장은 행복을 말할 때마다 인용되는 명언이다.

<안나 카레니나>는 소설뿐 아니라 그 동안 뮤지컬로 또는 영화로도 우리에게 다가왔다. 가장 최근작은 2012년에 키아라 나이트리(안나)와 주드 로(알렉시) 주연의 영국 영화이다.


소설 주인공인 안나의 비극적인 삶을 그렸지만 실은 그녀를 사랑했던 시골 농장을 운영하는 조연 남자의 삶을 톨스토이가 바라는 행복한 인생이라고 했다. 소설의 주인공 안나 카레니나는 아름다운 외모에 밝은 성품을 갖춘 여성이다. 그녀에게는 러시아 정계 최고의 정치가인 남편과 사랑스러운 아들이 있었다. 남부러울 것 없는 그녀였지만, 마음 한 구석에 늘 공허함이 있었다. 그런 그녀는 위험한 사랑에 빠져 가족을 버리고 사랑을 택한다.


하지만 전 남편과의 이혼이 이루어지지 않고 애인과 다투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좌절한 그녀는 기차역 승강장에서 다가오는 기차에 몸을 던져 생을 마감하고 만다. 행복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춘 듯 보였지만, 채워지지 않는 마음 한 구석의 공허함이 그녀를 불행으로 이끌었던 것이다. 소설 속 그녀의 상황을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Anna Karenina rule)이라고 부른다.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이란 성공은 여러 가지 요소들이 모두 충족되어야 가능하며 어느 한 가지 요소라도 어긋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법칙을 말한다.


<총, 균, 쇠>, <문명의 붕괴>로 유명한 진화생물학자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안나 카레니나 법칙을 좀 더 발전시켰다.

그는 “흔히 성공의 이유를 한 가지 요소에서 찾으려 하지만 실제 어떤 일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먼저 수많은 실패 원인을 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성공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행복은 성공처럼 이루는 것이 아니라 그저 느끼는 것이다. 성공했다고 반드시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실패했어도 행복감은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치열하게 1등을 했어도 행복감을 못 느낄 수 있고, 비록 꼴지를 했더라도 최선을 다했으면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저자인 톨스토이(Lev Nikolayevich Tolstoy)는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사상가로, 주요 작품으로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리나>, <부활> 등이 있다.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거장으로 현재까지 회자되고 있는 인물로, 종교와 인생관, 육체와 정신, 죽음의 문제 등을 작품 속에서 논하면서 나름대로 해답을 독자에게 제공하려 하였다. 


그러나 정신적 고뇌와 방황 끝에 결국 종교에 귀의하고 <참회록>, <교회와 국가>, <나의 신앙> 등을 발표하여 독특한 톨스토이 주의를 구축하였다. 그의 육필 원고는 부인 밖에 읽지 못할 정도로 악필로도 유명하다. 요즈음 소시민들에게 유행하는 용어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있다.


행복은 대단한 것을 이루거나 성취해야만 찾아 오는 것이 아니라, 그저 평범하고 소소하지만, 우리 일상 주변에서 자주 일어나는 현상 속에서 느껴진다. 


행복은 무언가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그냥 느끼는 것이다. 또한 지속적인 상태가 아니라 잠깐의 순간일 지도 모른다.

향기 좋은 커피 한 잔의 여유, 오랜만에 받아보는 친구의 편지, 주변에 흐르는 감미로운 음악, 눈이 시러울 정도로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친지들과의 소소한 수다 등 등. 이해인 수녀는‘행복’이란 시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울에 행복을 달면 불행과 행복이 반반이면 저울이 움직이지 않지만, 불행 49%, 행복 51%면 저울이 행복 쪽으로 기울게 됩니다. 행복의 조건엔 이처럼 많은 것이 필요 없습니다. 우리 삶에서 단 1%만 더 가지면 행복한 것입니다.’


오늘 그 1%를 행복 쪽에 올려 놓지 않으시겠습니까?


한국서예협회 뉴질랜드 지회장, 전 단국대 교수: 김 영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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