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안 칼럼]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 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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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op 댓글 0 조회 1691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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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의 책따라 생각따라(16)

세계 4대 종교의 경전은 대부분 신(神)의 말씀이다. 그 신들의 말을 선지자들이 전하는 것을 경전(經典)으로 삼고 믿고 따른다.

하지만 유교의 경전은 사람의 말이다.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사람(孔子)이 일상생활에서 느꼈던 바를 말한 것이다. 신의 계시가 아니라 교양인의 지혜이다.

그래서 과연 유교를 종교라고 할 수 있는가 하는 반문이 나온다. 유교는 종교라기보다는 배움(學習)이라 수양 과정이라 생각한다.

유교의 최고 경전인『논어』첫 문장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삶에 필요한 내용을 배우고 늘 익히면 기쁘지 않겠는가?)’에서 그것을 알 수 있다.

유교의 경전을 사서(四書)라 부른다.『논어(論語)』,『맹자(孟子)』,『중용(中庸)』,『대학(大學)』을 말한다. 기독교의 성경, 불교의 불경처럼 ‘경’(經)이 아니라 그냥 책(書)이다.

『논어』에서 사람다운 삶을, 『맹자』에서 올바른 삶의 근원을, 『대학』에서 삶의 진화를, 『중용』에서 기우뚱한 균형의 혁명 논리를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사서는 따로따로 수없이 많은 사람에 의해 번역되었다. 최근 신창호 고려대학 교수가 4권을 한 권으로 묶어 새롭게 내놓았다. 무엇보다도 한글로 쉽게 번역해 신세대도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다.

그는 매주 일반인을 대상으로 ‘동양고전특강’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글 논어』를 비롯해 등 4서 3경을 우리말로 번역하여 책을 냈다.

『논어』 20편의 글은 공자의 말을 정리한 책이다. 제자와의 일상 생활에서 정치에 대한 비판, 자신의 일상 생활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한 말들이다. 어렵거나 심오한 말이 아닌 일상의 삶을 구가하는 삶의 철학이다. 그래서 동양 문화권에서는 누구나 공자의 말을 기준으로 삼고 성인으로 추앙하고 있다.

『맹자』는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근본으로 삼으며 삶을 영위하는 사람을 ‘대장부(大丈夫)’로 표현했다. 무엇보다도 ‘역성혁명(易姓革命)’으로 상징되는 그의 혁명 사상은 동양의 정의(正義)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중용』은 본래『예기(禮記)』49편 중 31편이었다. “중(中)은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의지하지 않으며 지나침과 모자람이 없는 것이고, 용(庸)은 변하지 않는 일상생활이다”라고 주자(朱子)의 <중용장구>에서 설명하고 있다.

『중용』을 지은 자사(子思)는 공자, 안자, 증자, 자사, 맹자 등으로 지칭되는 유교의 5대 성인이다. 공자의 아들 공리의 아들로 공자의 손자이다. 자사는 증자의 제자이며, 노 나라 목공의 스승이다. ‘술성(述聖)’이라 부른다.

『대학』은 삼강령과 팔조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삼강령은 명명덕(明明德)-친민(親民)-지어지선(止於至善)이고, 팔조목은 격물(格物)-치지(致知)-성의(誠意)-정심(正心)-수신(修身)-제가(齊家)-치국(治國)-평천하(平天下)이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는『대학』>에서 나온 말이다.

『소학(小學)』은 아이들이 일상적으로 실천해야 할 덕목들, 구체적인 일을 먼저 제시하고 있다. ‘일(事)’에 대한 규범이다.『소학』은 아동, 혹은 우인(偶人)의 배움이라면,『대학』은 성인, 혹은 현인(賢人)의 배움이다.『대학』은『소학』을 딛고 어른으로 거듭나기 위한 공부이다. 의식과 행위의 수준이 탈바꿈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교(大學校)라는 명칭은『대학』에서 나왔다. 다시 말하면 대학은 어른이 되기 위한 곳이다. 그런데 요즘의 대학은 어른을 양성하는 곳이 아니라 기술자를 생산해 내는 곳으로 바뀌었다.

중. 고교의 발랄한 학창 시절의 추억은 사라지고 입시경쟁만 남았고, 대학 캠퍼스의 낭만은 취업 준비로 대체되어 버린 우리의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전문인이 되기 전에 반드시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한다.


김영안
한국서예협회 뉴질랜드 지회장, 전 단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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