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어떻게 하면 행복해지는가?

인간은 어떻게 하면 행복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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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욱 교민 1호 변호사의 ‘돈 버는 법률 이야기’(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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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 추구가 대한민국의 대세다. 작고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것. 

얼마 전부터 대한민국 사람들은 작고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것에 온 국민이 죽자고 매달린다. 프랑스 작가가 쓴 ‘꾸베 씨의 행복 여행’이라는 책이 한국어로 번역되어서 상당히 많은 부수가 팔렸다. 행복 추구하다가 안 될 것 같다고 판단하면 자살하는 사람들도 있다. ‘오늘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라’는 주장을 담은 짧은 글이 카톡의 이 방에서 저 방으로 전달된다. 대단한 지혜가 그 속에 담겨있는 것처럼.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고 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으리라’는 말은 20세기의 고리타분한 사람들이나 하던 말이 되었다. 


사람은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까?

그 방법을 찾아서 수천 페이지의 논문을 읽었다는 미국의 심리학자는 다음 네 가지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설명을 한다.


1. 소속감

2. 목적의식

3. 몰입감

4. 본인 삶에 대한 의미부여


1. 소속감

인간은 혼자서 있을 때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다. 예외는 있다. 주말 내내 가족 뒷바라지에 시달리다가, 아이들은 학교로 남편은 직장으로 보낸 주부가 혼자 앉아서 좋아하는 음악이나 드라마를 틀어놓고 호젓하게 차를 마시는 ‘나만의 시간’은 ‘소확행’이다. 


그러나 그 행복도 분석해보면 오늘 저녁이면 돌아와서 한 식탁에 둘러앉을 가족이 있고, 차를 마시다가 문득 생각이 나면 전화를 걸 수 있는 친구나 형제, 부모님이 계시기 때문에 느끼는 것이다.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직장으로, 학교로 가는 것은 힘들고 하기 싫은 일이지만, 일단 직장에 도착하면 같은 목표를 갖고 서로 경쟁하며 협조하는 동료가 있고, 학교에는 선생님이 계시고, 친구들이 있어서 행복하다. 사람에게 행복감을 주는 소속 집단은 가족, 교회, 직장, 동호회, 이웃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2. 목적의식

인생을 즐기는 것은 목적이 되기 어렵다. 내게 주어진 시간을 통해서 무엇을 이루어 놓기를 바라는 것이 인간이 본성적으로 추구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명작으로 남을 음악이나 미술 작품까지는 되지 못하더라도, 내가 일군 사업, 내가 키운 자녀, 내가 만든 봉사단체 등이 내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내 삶에 목적을 주는 과제가 된다. 이런 목적의식이 없으면, 삶이 아무리 풍족해도 불행하고 공허하다. 


국민소득이 높은 나라가 자살률이 높다. 대한민국의 지금 자살률은 온 국민이 초근목피로 연명하던 일본강점기나 6.25 전쟁 때보다 더 높다. 6.25의 폐허 속에서 미국이 보내 준 밀가루로 끓인 수제비,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식품 부산물로 만든 부대찌개가 고급 음식이었던 시절의 자살률은 낮았고, 출산률은 높아서 초등학교들은 한 반에 60명씩 가득 가득 채우고도 부족해서 저학년은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뉘어서 2부제 수업을 했어야 했다. 그때 대한민국 사람들의 관심은 ‘행복’이 아니라 ‘생존’이었다. 그런 열악한 상황에서 자살률이 낮고 출생률이 높았던 것이다.


3. 몰입감

어떤 일에 몰두하고 있을 때, 특히 그 일이 2번에서 말한 어떤 사람의 성취와 연결되는 것일 때, 그 일을 하고 있는 동안 그 사람은 행복하다. 2주일에 한 번씩 돌아오는 뉴질랜드타임즈에 글을 쓰는 일도, 주제가 정해지고, 해야 할 말이 있어서, 작성에 착수하고 글이 술술 풀려나가면 행복하다. 다른 아무 생각이 없다. 어떤 때는 커피도 참고 식사도 거르고 그 일에 집중한다. 


이런 지적 활동뿐 아니다. 사업을 하는 사람은 록다운이 해제되어서 오랜만에 문을 연 가게에 손님이 몰려들어서 정신없이 커피를 뽑고 계산을 하느라 몇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게 지나갈 때, 긴장감과 만족감을 동시에 느끼는 몰입 상태가 된다. 그런 몰입 상태를 자주 느낄 수 있으면 행복하다. 


4. 본인 삶에 대한 의미부여

몇 년 전에 상영되었던 영화 ‘국제시장’의 주인공은 6.25 전쟁과 독일 광부 파견, 월남전 참전 등의 대한민국 현대사의 힘들었던 시기를 살았던 세대의 사람이었다. 그 주인공이 영화 마지막에 ‘이 정도면 인생 잘 산 것 아닙니까?’라는 대사를 던진다.


국제시장의 주인공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자기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한다. 내가 아는 어떤 분은 평생 사업을 하고 살았던 분인데, 아이들은 커서 독립을 했다. 젊었을 때 열심히 일하고, 부지런히 저축해서 여생을 살아가는 데 경제적 어려움이 없다. 그런데도 그분은 몸으로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틈틈이 자기가 살아왔던 인생을 정리하는 기록을 하고 있다고 하신다. 자기가 살아온 인생의 의미를 찾는 행동이다. 찾을 수 없으면 만들면 된다. 


미국의 어떤 프로 농구 선수가 있었다. 실력이 좋아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고, 미국의 잘 나가는 프로 농구 선수가 누리는 모든 부와 명성, 그리고 그 밖의 즐거움들을 누리면서 살았다. 그러다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하반신 불구가 되었다. 하반신을 쓸 수 없게 된 그는 한동안 실의에 빠져서 고통스럽고 무력한 삶을 살았다. 그러던 중 어떤 분의 안내로 장애인 농구팀의 코치로 일하면서 다시 삶의 활기를 찾았다.   


그리고는 예전에 프로 농구 선수로 잘 나갈 때의 삶은 세상 명예와 쾌락을 좇는 무의미한 것이었는데, 장애인 농구팀의 코치로 장애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지금의 삶이 훨씬 의미 있고, 그래서 행복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기회가 될 때마다 그런 자기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면서 살고 있다. 


위의 네 가지 요건이 어떤 사람이 행복을 느끼고 인생을 살아갈 만한 것으로 생각하게 하는 요소라고 한다.

강남의 비싼 아파트에 사는 고소득층 부인이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응답하라 1988에서 지하 셋방에서 사는 덕선 엄마는 열심히 웃으면서 살 수 있는 이유가 어느 정도 설명이 되는 것 같다.


우리 인생에는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 

한가지 예를 들면, 교회 예배에 열심히 참석하고 구역모임에 열심히 참여하면 소속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전도를 열심히 하면 삶의 목적을 실현하는 것이 될 것이고, 금요 기도회에 참석해서 큰 소리로 찬송을 부르고 통성기도를 할 때 몰입감을 느끼게 될 것이고, 예수 믿기 전에 세상 명예와 쾌락을 좇았지만 언제나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던 삶과, 예수 믿고 남을 위해서 기도하고 봉사하면 내 인생에 의미가 부여되지 않을까?


종교적인 활동이 아니더라도 위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방법은 많다. 자기가 하고 있는 사업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제공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필요한 것을 제공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그 일을 최고로 잘하도록 노력하면서 몰입감을 느끼고, 그렇게 해서 내 비즈니스 덕분에 매일 아침 커피를 맛있게 마신 사람들, 점심에 스시를 먹고 행복했던 사람들에게 행복을 제공하면서, 내 아이들을 또 이 세상에 필요한 일을 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으로 키워내는 것이 내 삶의 의미라고 파악하는 사람은 행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을 것 같다. 


어떤 용접공에게 처음 만난 사람이 물었다. “당신은 무슨 일을 해서 밥벌이를 하고 있습니까?” (한글로 써 놓으니까 매우 무례한 질문 같지만, 영어로는 What do you do for living? 이라고 묻는 것이 드물지 않고 무례한 것으로 간주되지도 않는다.) 


한 사람은 ‘저는 보잘것없는 용접공입니다.’라고 답변한다. 그렇게 답변하는 사람은 겸손하고 자기 분수를 아는 사람인 것 같다. 그러나 그 사람은 자기 스스로를 낮게 평가하고 있고, 세상은 자기를 낮게 평가하는 사람을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높게 평가해주지 않는다. 겸손한 것과 자기 비하는 다른 것이다. 


다른 용접공은 이렇게 답변한다. ‘저는 지금 세상에서 제일 큰 유조선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비록 그 사람이 하는 일은 그 유조선을 만드는 데 필요한 수많은 일들 중 작은 한 부분에 불과하지만, 그 사람이 유조선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나중에 그 사람이 하는 일이 용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 상대방은 그 사람을 허풍쟁이라고 생각할까, 아니면 자기가 하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여길까? 여기에 대한 답변은 이 글을 읽는 사람마다 각자 다를 것 같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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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욱 교민 1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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